'삼촌'하며 따르던 아빠친구의 성폭행, 4살로 돌아간 20대녀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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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삼촌"이라고 부르며 따른 아버지의 지인에게 성폭행당한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20대 여성의 사건이 재조명됐다.
A씨는 어릴 때부터 "삼촌"이라 부르며 따랐던 아버지의 후배 B씨로부터 성폭행당했다고 털어놨다.
B씨가 A씨의 운전 연습을 시켜주면서부터 모든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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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삼촌"이라고 부르며 따른 아버지의 지인에게 성폭행당한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20대 여성의 사건이 재조명됐다.
지난 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4살이 된 24살-흩어진 증언과 다이어리'라는 주제로 성범죄로 인해 생을 마감한 A씨의 사연을 다뤘다.
지난해 8월 19일, 엄마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베란다 밖으로 뛰어내린 딸은 병원으로 이송된 지 6분 만에 사망선고를 받았다. 사망자는 당시 24살의 승무원 지망생 A씨였다.
A씨가 피해 사실을 고백한 건 사고 발생 1년 9개월 전인 2021년 11월이었다. A씨는 어릴 때부터 "삼촌"이라 부르며 따랐던 아버지의 후배 B씨로부터 성폭행당했다고 털어놨다.
당시 A씨와 어머니는 평소 가깝게 지내던 B씨와 식사를 했고 집으로 함께 돌아왔다. B씨는 피곤하다며 A씨의 방에서 잠을 청했고, 나중에는 "심심하다"라는 이유로 A씨를 끌고 방으로 들어갔다. B씨와는 A씨가 6살 무렵부터 인연을 맺어올 만큼 믿었기에 어머니는 의심 없이 복도에서 쓰레기를 정리했다.
하지만 이내 방에서 비명이 들렸다. A씨는 "부인도 있는데 왜 그러냐"며 방에서 뛰쳐나왔고 베란다에 서서 대소변을 눌 만큼 정신적 충격을 보였다. 이후 A씨는 "그 XX가 할 짓 안 할 짓 다 했다. 성폭행 성추행 다 했다"라며 B씨를 가해자로 지목했다.
A씨의 부모는 자신들이 딸에게 새 차를 사줬기에 이 모든 일이 발생했다며 후회했다. B씨가 A씨의 운전 연습을 시켜주면서부터 모든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사실을 알게 된 A씨 아버지에게 B씨는 "합의 하에 모텔에 갔지만 성관계는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날 이후 A씨는 멍한 표정으로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가 하면 자신을 12살이라고 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다. 경찰에 피해진술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가족들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A씨를 병원에 입원시켰고, 주치의는 A씨가 스트레스로 인해 4~5살 수준까지 퇴행했다고 진단했다.
이후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지만, A씨의 진술이 없어 수사는 중단됐다. 검찰 측은 피해자가 회복해 진술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봤다.
다행히 A씨가 한 달간의 치료 끝에 퇴원했고 느리지만 점점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해갔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장을 보러 마트에 갔다가 B씨와 마주치면서 이상 증세가 재발했다. A씨는 2달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가 사망하자 B씨는 돌변해 "A씨의 사망은 부모 때문이다", "A씨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 등의 주장을 했고 B씨 측 변호인은 A씨가 사건이 있기 전 정신과 병원에서 치료받았던 내용을 언급하며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A씨 사망으로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지 못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던 검찰은 A씨의 기억이 돌아올 때마다 부모가 녹음한 파일, 유품 정리 과정에서 나온 A씨의 일기장과 자필 메모 등이 발견되자 수사를 재개했다. 검찰은 차량 블랙박스 영상과 의무기록, 상담일지 등도 확보해 B씨의 범죄 사실을 밝혀냈고, B씨를 지난 6월 28일 강간치상, 강제추행 치상,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또 검찰은 성폭행 범행을 숨기려고 A씨 아버지에 대한 허위 사실을 퍼뜨린 B씨에게 명예훼손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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