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도 우승하고 싶었는데…” 찬 바람 불자 살아난 ‘가을 수지’
세번째 메이저 타이틀로 통산 6승
“3년 전 우승 때처럼 15번홀 고비”
“올여름은 너무 습하고 더워 어서 가을이 오기를 바랐어요.” 찬 바람이 불자 ‘가을 여왕’ 김수지가 힘차게 날개를 폈다. 김수지는 6일 경기 이천 블루헤런GC(파72·6763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5개로 2타를 잃었으나 합계 2언더파 286타를 기록, 2위 황유민(이븐파 288타)을 2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유일한 여름철 우승인 지난해 한화 클래식(8월) 이후 1년2개월 만에 챔피언에 복귀한 김수지는 2021년 이후 3년 만에 이 대회 정상을 되찾고 통산 6승 중 3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데뷔 5년차이던 2021년 KG 이데일리 오픈(9월)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지난해까지 5승 중 4승을 9월 이후 거둬들인 ‘가을 여왕’답게 김수지는 올해도 9월 첫 주부터 힘을 냈다.
메이저대회 KB금융 챔피언십(공동 4위) 이후 3연속 톱10으로 자신감을 안고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에 나선 김수지는 2라운드까지 선두와 9타 차 공동 9위를 달렸으나 3라운드에서 코스 타이기록인 8언더파 64타를 치고 단숨에 3타 차 단독선두로 뛰어올랐다.
이날 김수지는 12번홀까지 3타를 잃고 윤이나, 박민지에게 공동선두를 허용했으나 14번홀(파4)에서 약 10m 버디 퍼트를 넣고 선두를 되찾았다. 스스로 이날 최고 분수령이라고 여긴 15번홀(파4)을 파로 잘 넘긴 그는 16번홀(파3)에서 9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고 2타 차로 벌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수지는 우승 인터뷰에서 “어려운 코스라서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지만 어려운 15번홀을 넘기고 자신감을 얻었다”며 “2021년 우승할 때도 15번홀에서 긴 파 퍼트를 넣고 고비를 넘겼다”고 돌아봤다. 이어 “여름에도 우승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그는 “빨리 여름이 가고 저의 계절인 가을이 오기를 바랐다”며 밝게 웃었다.
윤이나는 박민지와 공동 3위(1오버파 289타)로 마치고 상금 9750만원을 더해 시즌 상금 1위(11억3610만원), 대상 2위로 올라섰다. 박현경은 공동 8위(6오버파 294타)를 차지, 손목 부상으로 이날 기권한 박지영을 제치고 대상 레이스 선두로 나섰다.
이천 |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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