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건보재정 1200억원 쓰는데…폐결핵 진단율 고작 0.004%
고위험군 집중관리가 바람직
필수항목 지정 재검토 목소리
정부가 국가건강검진 흉부방사선 X레이 검사에 매년 1200억원가량의 건강보험 재정을 쓰고 있는데 이를 통한 폐결핵 진단율은 지난해 0.004%, 최근 5년 평균 0.005%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검진 항목을 재조정하고 폐결핵 고위험군 위주로 집중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폐결핵 진단 통계를 보면 최근 5년간 국가건강검진 흉부방사선 X레이 촬영을 한 수검자 약 8300만명 중 폐결핵 확진을 받은 사람은 4539명이었다. 진단율 0.005%다. 국가검진 X레이 검사를 통한 폐결핵 진단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2019년 0.008%, 2020년 0.006%, 2021년 0.005%로 낮아진 뒤 지난해 0.004%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가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미수검자 6120만명 중 폐결핵 진단을 받은 인원은 11만4486명으로, 진단율 0.2%였다. 국가검진 수검자보다 진단율이 높았다.
결핵 신규 환자만 놓고 봤을 때 국가검진으로 진단받은 환자 수의 비율은 2019년 5.4%에서 지난해 4.3%로 떨어졌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결핵 진단에 쓰이는 국가건강검진 비용은 최근 5년 연 1000억~1200억원 수준이다. 2019년 1029억600만원, 2022년 1172억3400만원, 지난해 1215억5200만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진단에 들이는 국가 예산에 비해 진단율이 현저히 낮아 결핵을 국가건강검진 필수 항목으로 두는 것을 재검토할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3월 국회입법조사처가 낸 ‘국가건강검진 항목의 문제점과 개선 과제’를 보면 한국은 국가건강검진 제도 실시 이후 항목 조정이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입법조사처는 “국가건강검진의 목적을 달성하며 효율적으로 재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질병 조기 발견의 득이 없는 항목의 축소’나 ‘조기 발견 효과가 큰 항목의 주기·방식 강화’ 등을 근거로 과감하게 조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전체 결핵 신규 환자의 4.3%를 발견하기 위해 매년 1200억원을 쓰고 있다”며 “흉부방사선 촬영 검사 비용을 노숙인 등 결핵 고위험군을 집중 관리하는 사업비로 전환하면 그 절반 정도의 비용으로 결핵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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