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2000억 스케이트장 건립 고의 지연,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활용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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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가 국비 2000억 원이 들어가는 국제스케이트장 건립 대체 부지 선정을 내년 1월 3선 도전이 유력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선거를 위해 고의로 늦추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제스케이트장 건립은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철거 예정인 태릉선수촌 내 국제스케이트장의 대체 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지자체 7곳에서 유치 경쟁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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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에 따르면 대한체육회는 올해 8월 이후로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대체시설 건립 사업’의 부지 선정 절차를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체육회는 8월 28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들은 태릉선수촌 종합정비계획 및 유산영향평가 등 용역이 완료될 때까지 부지 공모를 잠정적 연기하기로 했다. 의원실에 따르면 태릉선수촌 유산영향평가는 내년 상반기 완료될 예정이다. 사실상 체육회가 회장 선거 이후로 국제스케이트장 건립을 늦춘 것이다.
새 국제스케이트장은 부지 5만 ㎡ 이상, 건축 연면적 3만 ㎡ 이상 대상지에 들어설 예정으로 국비만 2000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태릉선수촌 내 국제스케이트장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고 2027년 철거가 예정되면서 이를 대체하기 위해 추진됐다.
현재 국제스케이트장 유치에는 강원 춘천·원주시·철원군과 경기 양주·동두천·김포시, 인천 서구 등 7개 지자체가 뛰어든 상태다. 빙상스포츠 인프라 확보로 일자리, 관광 등 지역 경제 활성화를 노리겠다는 판단에서다. 체육회는 국제스케이트장 부지를 올해 4월 선정하려고 했는데, 부지선정위원들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미뤄졌다.
지자체들이 앞다퉈 국제스케이트장을 유치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체육회가 부지 선정을 계속 늦추면서 “이 회장이 지자체 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정 의원은 “지자체 중 한 곳을 선정하면 나머지가 적으로 돌아가는 상황”이라며 “체육회가 사실상 이 회장 선거에 정부 사업을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체부는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으로 관련 사업 권한을 넘기는 것까지 검토 중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체육회에서 부지 선정을 이달 안에 할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라며 “또 연장을 요청한다면 받아들이지 않고 다른 곳에 맡기는 방안도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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