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기 거르자 적시타 친 신민재 "짐작한 상황, 재미있었다"(종합)[준PO]

1차전 2안타 이어 2차전서 2안타 3타점 활약

[서울=뉴시스]김주희 박윤서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 신민재가 '가을 사나이'로 거듭나고 있다.

신민재는 6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4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 2차전에 2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3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신민재를 앞세운 LG는 7-2로 KT를 울렸다.

결정적 장면 마다 신민재가 빛났다.

신민재는 팀이 0-1로 끌려가던 3회 1사 3루에서 KT 선발 엄상백에 좌전 적시타를 쳐 동점을 만들었다.

팀이 4-2로 근소한 리드를 이어가던 6회에는 1사 만루에서 등장했다. KT는 1사 2, 3루에서 홍창기를 고의4구로 내보내며 신민재와의 승부를 택했다.

KT의 선택에, 신민재는 강렬한 한 방으로 되갚았다.

신민재는 손동현의 직구를 받아쳐 좌전 안타를 뽑아 주자들을 불러들였다. 이때 좌익수 김민혁이 공을 빠뜨린 사이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고, 신민재도 3루까지 나아갔다.

이날 경기에 쐐기를 박는 장면이었다.

7회초 수비에서는 2사 1, 2루 위기에서는 외야로 빠져나가려던 강백호의 땅볼 타구를 잘 잡아내 추가 실점 위기도 지워냈다.

정규시즌 3위로 준PO에 직행한 LG는 전날 열린 1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산발 5안타를 친 답답한 타선이 패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신민재 만큼은 빛났다. 신민재는 1차전에도 2안타 1볼넷을 수확하며 KT를 긴장시켰다.

그리고 반드시 반격이 필요한 2차전에서도 그라운드를 휘저으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지난해까지 신민재는 가을야구에서 통산 10경기에 나와 타율 0.211(19타수 4안타), 2타점에 그쳤다.

올 가을은 다르다. 출발부터 연이어 멀티 히트를 뽑아내며 강렬한 존재감을 선사하고 있다.

신민재는 경기 후 6회 홍창기의 고의4구 뒤 적시타를 때려낸 장면에 대해 "창기 형을 거를 거라고 짐작했는데, 그런 상황이 바로 와서 재미있었다"며 미소지었다.

그러면서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치려고 했다. 바깥쪽 직구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한 코스로 공이 와서 좋은 결과나 나왔다"고 설명했다.

올 가을 시작부터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통합 우승을 경험한 지난해를 떠올렸다.

신민재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경험이 도움이 된다"면서 "한국시리즈의 긴장감은 더 컸다. 확실히 경험이 쌓였다"며 미소지었다.

이날 5회에는 신민재가 홈에서 아웃을 당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볼넷을 골라나간 신민재는 상대 실책에 2루까지 나아간 뒤 오스틴 딘의 안타에 3루를 돌아 홈까지 쇄도했다.

그러나 우익수 멜 로하스 주니어의 정확한 홈 송구에 태그아웃됐다. 비디오 판독에서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지난해 팀의 주전 2루수로 올라서기 전까지 대주자로 오래 뛰었던 신민재는 "죽을 걸 알고 달렸다"며 여유를 잃지 않았다.

"대주자로 뛸 때는 세이프가 되든 아웃이 되든 다음 경기에 내 역할이 생길 때까지 준비하는 시간이 길고 힘들 수 있다. 아까는 홈에서 죽어도 바로 나가서 수비를 해야 하고 경기도 안 끝났기 때문에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고 흔들림 없는 멘털을 자랑했다.

이는 발 빠른 그를 견제하는 상대를 뚫고, 그라운드를 휘젓는 비결이기도 하다.

신민재는 "죽고 안 죽고는 뛰어 봐야 안다. 결과를 걱정하지 않고 그 상황에서 최대한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고 대담한 마인드를 드러냈다.

타석에서도 마찬가지다. "올해 2번으로 많이 나갔는데, 9번이든 2번이든 한 타석에 더 들어가는 거다. 3~4타석에서 못 치더라도 결정적일 때 한 번 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짐을 놓치지 않고 중요한 상황에서 주효한 안타를 때려낸 신민재 덕분에 LG도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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