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맏사위, 옛 소련 잠수함 기지에 초호화 리조트 추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유럽 발칸반도에서 초호화 리조트를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선임보좌관으로 근무하면서 '막후실세'로 영향력을 발휘한 쿠슈너의 이 같은 행보에 '장인의 후광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 시각 5일 쿠슈너가 이끄는 사모펀드 '어피니트 파트너스'가 알바니아와 세르비아에 10억 달러(약 1조3천500억 원)를 들여 초호화 리조트를 세우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알바니아에서는 구 소련의 잠수함기지였던 아드리아해의 섬과 해변에, 세르비아에서는 수도 베오그라드의 구도심에 하루 숙박료가 1천 달러(약 135만 원) 이상인 고급 호텔이 세워질 예정입니다.

문제는 이 같은 사업 계획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일종의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겁니다.

쿠슈너가 리조트를 세우려는 지역은 건물 신축이 불가능한 환경보호 지역이었지만, '5성급 호텔에 한해 환경보호 지역 내 신축을 허용한다'는 조항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알바니아 정부는 법 개정은 관광산업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알바니아 야당은 트럼프 가문을 위한 맞춤형 법 개정이라면서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세르비아의 리조트 건설 계획도 논란을 부르고 있습니다.

쿠슈너는 지난 5월 리조트 건설 예정지인 베오그라드 구도심의 국방부 산하 건물 부지를 장기 임차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과정에선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발칸반도 특사로 활동했던 리처드 그레넬 전 독일 대사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르비아 야당도 쿠슈너의 리조트 건설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리조트가 들어설 국방부 산하 건물 부지는 지난 1999년 유고슬라비아 내전 당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폭격으로 파괴됐습니다.

이후 세르비아 민족주의자들이 '성역'으로 간주하는 이 지역에 폭격을 주도한 미국 자본이 리조트를 짓는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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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기자 (flying94@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