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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얼음의 남극 풍경, 초록빛으로 바뀐다

이병구 기자 2024. 10. 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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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얼음의 남극 풍경, 초록빛으로 바뀐다

하얀 눈과 얼음의 땅인 남극의 기온이 기후변화로 상승하면서 녹지 면적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1986년부터 2021년까지 남극을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해 기후변화에 따른 남극의 녹지 면적 변화와 변화 속도를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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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노셀 포인트(Norsel Point) 섬에서 이끼가 바위를 덮고 있다. Dan Charman 제공

하얀 눈과 얼음의 땅인 남극의 기온이 기후변화로 상승하면서 녹지 면적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남극의 급격한 생태계 변화에 우려를 표했다.

토마스 롤랜드 영국 엑서터대 지리학과 교수가 이끈 연구팀이 영국 하트퍼드셔대, 남극조사원(BAS)과 공동연구를 통해 남극의 녹지 면적이 지난 40년간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녹지화 속도도 점점 빨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연구결과를 4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에 공개했다.

남극은 대부분 눈이나 얼음, 바위로 이뤄졌다. 혹독한 기후 때문에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식물이 자란다. 연구팀은 1986년부터 2021년까지 남극을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해 기후변화에 따른 남극의 녹지 면적 변화와 변화 속도를 조사했다. 붉은색 빛을 많이 흡수하고 근적외선을 많이 반사하는 식물의 특성을 활용한 것이다.

이끼로 뒤덮여 초록색이 된 남극 아들리(Ardley) 섬 표면. Dan Charman 제공

조사 결과 1986년 1㎢(제곱킬로미터) 미만이었던 남극의 녹지 면적이 2021년에는 약 12㎢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또 2016년부터 2021년까지는 녹지 증가 추세가 전체 증가 속도보다 약 33% 빠르다는 사실도 발견됐다. 녹지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남극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지구 평균보다 많이 받아 기온이 더 빠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극 기후가 계속 따뜻해지면서 앞으로도 녹지 범위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온난화로 얼음과 눈이 녹으면 땅이 드러나고 식물이 자라면서 태양에너지 흡수가 증가하면서 주변의 얼음과 눈이 더 빨리 녹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

연구팀은 "식물이 증가하면 토양 형성을 촉진해 다른 식물이 자랄 길을 열어줄 것"이라며 "남극 방문객에 의한 남극 비토착종 및 침입종이 유입될 위험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남극 토착 식물은 극한 조건에 적응했기 때문에 다른 식물이 유입됐을 때 경쟁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남극을 보호하기 위해 변화를 이해하고 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추가 연구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1561-024-01564-5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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