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피니언리더] 석유냐 핵시설이냐, 네타냐후 "이스라엘, 이란 공격에 대응 의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자국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재보복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밝힘에 따라 어느 수준에서 보복할 것인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석유 생산 시설, 군 기지, 핵 시설 등이 타격 대상으로 거론됩니다.
5일(현지시간) 현지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영어로 진행한 영상 연설에서 "이란은 우리 영토와 도시에 수백발의 미사일을 두번씩이나 발사했다"며 "이는 사상 가장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 중 하나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세계 어느 나라도 자국 도시와 국민에 대한 이런 공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이스라엘도 마찬가지"라며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방어하고 이런 공격에 대응할 의무와 권리가 있으며,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란은 지난 1일 탄도미사일 약 200발을 쏜 후 이는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이란혁명수비대(IRGC) 작전부사령관 압바스 닐로푸샨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이스라엘의 공격에 폭사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30일부터 레바논 남부에서 벌이고 있는 지상 군사작전과 관련해서는 "헤즈볼라가 국경 근처에서 비밀리에 준비한 테러용 터널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직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했지만 전쟁의 흐름과 균형을 분명히 바꿔놨다"고 자평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이스라엘이 과거보다 더 강하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이란을 직접 타격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표적이 될 수 있는 시설들로 석유 생산 시설, 군 기지, 핵 시설 등을 꼽았습니다. 이란의 석유, 가스 시설은 대부분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 아라비아와 가까운 이란 서부에 모여 있습니다. 주요 원유 수출 기지인 페르시아만 하르그섬 등 많은 시설이 이란 해안이나 섬에 위치하고 있죠.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하면 허약한 이란 경제에 해를 가하고, 미국 대선을 한 달 앞둔 시점에 세계 원유시장이 요동을 칠 수 있습니다.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세계 공급량의 3% 가량인 하루 약 300만 배럴에 달합니다. 가장 큰 고객은 중국이죠.
일각에서는 이란 핵무기 보유를 우려하는 이스라엘이 이번 기회에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옵니다. NYT는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보복 공격에서 이란 핵 시설을 타격할 당장의 계획은 없다고 말해왔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국무부 당국자는 전날 CNN 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 타격 자제에 대한 확답을 미국 정부에 주고 있지 않다며 온도차가 있는 태도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란은 아직 핵폭탄 1개를 만들 수 있는 무기급 핵물질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지만 이는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란 핵 시설에는 우라늄 생산·농축 공장, 우라늄 광산, 연구용 원자로 등이 있습니다. 이란 핵 시설 다수는 깊은 지하에 있어 이를 타격하는 것은 미국의 도움 없이는 어려운 것으로 평가됩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2일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은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에 강력한 공군을 이용할 경우 장거리 비행이 필요합니다. 이스라엘 공군은 최근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정찰기를 포함한 수십기의 공군 항공기를 동원해 예멘 후티 반군 시설을 타격한 바 있는데, 당시 약 1600㎞ 이상을 비행한 바 있죠. 이란에 대한 공습도 이와 비슷한 거리를 비행해야 하지만 이란은 레바논이나 예멘 보다 방공 능력이 훨씬 강하다는 점에서 더 위험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지난 4월 이스라엘이 자국에 대한 이란의 첫 공격에 보복했을 때는 공습을 통해 이란 나탄즈 핵시설 인근에 있는 러시아제 S-300 방공시스템을 파괴했습니다. 서방과 이란 당국자들은 당시 이스라엘이 드론들을 배치하고 전투기 한 대에서 최소 한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미국 국방부 당국자 출신의 미국 싱크탱크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그랜트 럼리는 "4월 작전을 모방하고 공습을 할 수 있도록 이란의 조기경보시템과 방공망을 무력화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며 "문제는 그 규모와 그들이 이란 영공에 진입할지 여부"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다른 선택지도 갖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각각 3200㎞, 6400㎞ 이상을 비행할 수 있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예리코 2'와 '예리코 3'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일어난 지 1년을 맞아 세계 곳곳에서 휴전을 촉구하는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 도시에서 최대 수만명이 참여하는 휴전 촉구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에선 약 4만명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런던 중심부를 행진했으며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등지에서 수백명에서 수천명이 시위에 나섰습니다. 런던에서는 이스라엘 지지자들이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의 행진 때 이스라엘 깃발을 흔들기도 했습니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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