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도 예상 못 한 3연승…강소휘 이적에도 저력 확인한 GS칼텍스[스경x현장]

배재흥 기자 2024. 10. 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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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지젤 실바. KOVO 제공



여자배구 GS칼텍스는 2023~2024시즌 4위로 봄배구를 하지 못했다. 이영택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GS칼텍스의 새 시즌 전망은 더 우울했다. 토종 에이스 강소휘가 비시즌 한국도로공사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하며 전력에 큰 구멍이 생겼다. 리베로 한다혜는 페퍼저축은행으로, 아웃사이드 히터 최은지는 흥국생명으로 떠났다. 베테랑 미들블로커 정대영과 한수지는 은퇴했다. 내부 출혈만큼 외부 수혈은 이뤄지지 않았다.

GS칼텍스가 2024~2025시즌 하위권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배구계 안팎에서 자연스럽게 나왔다. 이영택 감독도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지난 8월 구단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형편없는 시즌을 치르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비관적인 시선을 거부했다. 말뿐인 자신감이 아니었다. GS칼텍스는 정규리그 전초전인 컵대회에서 쉽게 꺾이지 않는 저력을 확인했다.

GS칼텍스는 5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정관장과 준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2-3(25-23 20-25 25-23 17-25 10-15)으로 패했다. 비록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GS칼텍스는 큰 수확을 안고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GS칼텍스는 조별리그 3경기 전승으로 4강까지 올랐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준비를 열심히 했다. 실전에서 과연 어느 정도일지 궁금했다”면서도 “3연승으로 준결승에 오를 거라곤 예상 못 했다”고 고백했다.

GS칼텍스 스테파니 와일러. KOVO 제공



GS칼텍스는 특히 조별리그 2차전에서 지난 시즌 챔피언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1로 꺾었다.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 양효진, 정지윤 등 주축 선수들의 경기력이 100% 올라오지 않은 상태였다고는 하나, 컨디션의 이점만으로 이길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GS칼텍스는 준결승에서도 지난 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정관장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을 펼쳤다.

지난 시즌 베스트 7(아포짓)에 뽑힌 리그 최고 공격수 지젤 실바의 득점력이 여전했고, 특히 아시아쿼터 스테파니 와일러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 곧 V리그에 데뷔하는 와일러는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24득점을 올렸다. 와일러가 컵대회에서 보여준 모습을 정규리그까지 이어가면 GS칼텍스는 강소휘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 다만 안정적인 리시브는 숙제로 남았다. 정관장은 준결승에서 의도적으로 서브를 몰아넣는 작전으로 와일러의 공격력을 무력화했다.

이 감독은 “대회를 처음 접하면서 느낀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시간이 많진 않지만, 시즌을 앞두고 좋은 공부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높이에 약점이 있는 GS칼텍스로선 2002년생 미들블로커 오세연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수확이다. 이 감독은 “비시즌에 공을 들인 선수”라며 “점프력이나 블로킹 능력이 있어서 시즌에도 좋은 활약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컵대회 성과가 꼭 정규시즌 성적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그러나 이번 컵대회에서 GS칼텍스가 거둔 3승의 의미가 작진 않다.

통영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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