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200 받는 말단 돈 걷어 상사 식사 대접" 공무원 `모시는 날` 관행 여전

전혜인 2024. 10. 6.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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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사회에서 말단 공무원들이 사비를 걷어 국·과장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이른바 '모시는 날'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직사회 '모시는 날' 관행에 대한 공무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6일 공개했다.

'모시는 날'은 팀별로 순번이나 요일을 정해 소속 부서의 상관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관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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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 위성곤 의원실 제공

공직사회에서 말단 공무원들이 사비를 걷어 국·과장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이른바 '모시는 날'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직사회 '모시는 날' 관행에 대한 공무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6일 공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지방공무원 1만2526명 중 9479명(75.7%)이 '모시는 날'을 알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5514명(44%)은 최근 1년 이내 모시는 날을 직접 경험했거나 지금도 경험하고 있다고 답했다.

'모시는 날'은 팀별로 순번이나 요일을 정해 소속 부서의 상관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관행이다.

지방 공직자들이 최근 1년 내 경험한 '모시는 날'은 주로 점심 식사(57.6%)에 이뤄졌다. 저녁 식사(7.2%)와 술자리(10.4%)를 함께했다는 답변도 있었다. 이들이 '모시는' 대상은 대부분 소속 부서의 국장과 과장이었다. 둘 다에게 음식을 대접한다는 비중이 44.9%로 절반가량 차지했다. 이어 과장 35.5%, 국장 17.0% 순이었다.

식사비용 부담 방식으로는 소속 팀별로 사비를 걷어 운영하는 팀 비에서 지출한다는 응답이 55.6%로 가장 많았다. 사비로 당일 비용을 갹출하거나 미리 돈을 걷어놓는다는 답이 21.5%, 근무 기관 재정을 편법·불법 사용한다는 답변도 4.1%였다.

국·과장이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주로 업무추진비(31.1%)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공무원 중 69.2%는 '모시는 날'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중 '매우 부정적'이라는 반응이 44.7%로 많았다.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서도 '전혀 필요하지 않다'가 43.1%, '별로 필요하지 않다'가 25.8%였다. 그 이유로는 '시대에 안 맞는 불합리한 관행'이라는 답이 84%에 달했다.

위 의원에 따르면 설문조사에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기술해달라'는 선택형 질문에도 2000명이 넘는 응답자가 답변했다. 제출된 의견에서는 "월급 500만원 받는 분이 200만원 받는 청년들 돈으로 점심 먹는 게 이상하다", "9급 3호봉인데 매달 10만원씩 내기 부담스럽다", "비용을 메우기 위해 초과근무를 시킨다" 등 반발 목소리가 컸다.

또 "식당을 고르고 승인받고 예약하고 미리 가서 수저 세팅까지 하느라 오전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 "거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 등 고충을 호소했다.

위 의원은 "젊고 유능한 공직자들이 느끼는 무력감이 가장 큰 문제"라며 "현장 실태를 모르는 중앙부처 담당자들은 수박 겉핥기식 탁상행정으로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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