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49㎞' KIA 외인 복귀 초읽기, "100구 안 던진다" 한계에도 왜 기대감이 높아졌나
지난 4일부터 KIA는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2024 KBO 한국시리즈에 대비하기 위한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3일의 달콤한 휴식 후 이범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19명과 투수 16명, 포수 3명, 내야수 9명, 외야수 7명 등 총 54명의 선수단이 참여한 가운데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KIA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4일 네일은 라이브 피칭을 시작했다. 처음 타석에 타자를 세워놓고 하는 훈련이었다. 구속은 최고 시속 149㎞까지 나왔고 총 33개의 공을 던졌다. 1세트 18구, 2세트 15구로 직구, 스위퍼, 체인지업, 커터 등 던질 수 있는 구종은 모두 던지며 점검했다.
지난달 24일 창원 NC전에서 강습 타구에 맞아 턱관절 골절이란 큰 부상을 당한 뒤 약 6주 만이다. 당시 네일은 긴급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출혈이 심했고 하루 만에 턱관절 고정술을 받고 한동안 회복에만 매달렸다. 다행히 뼈가 산산조각 난 것이 아닌 일직선으로 최소한으로 부러지면서 양쪽 턱관절에만 충격이 갔고 9월 11일 뼈를 고정하던 보형물을 제거했다. 9월 12일부터 단계별 투구 프로그램(Interval Throwing Program·ITP)에 들어갔고 9월 19일에는 첫 불펜 피칭, 시즌 최종전 무렵에는 투구 수를 60~80구까지 늘려놨다.
빠른 회복력에 지난달 26일 KIA 이범호 감독은 "지금 상황으로 보면 네일은 한국시리즈 1차전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2~3차전도 어차피 1차전과 2~3일 차이고 부상 정도를 보면 한국시리즈에 문제없이 함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9월 30일에는 "원래 네일은 긴 이닝을 가져가는 선수는 아니었다. 시즌 때도 70~80구를 던지면 구위가 떨어지는 느낌이 있어서 5이닝 언저리만 책임져 주길 원한다. (한국시리즈에 등판해도) 100개까진 안 던질 것 같다"고 책임 이닝을 못 박았다.
현실적으로 턱관절 골절이란 큰 부상을 당한 뒤 두 달 만에 복귀하는 경기에서 100구 이상의 투구를 기대하는 건 무리다. 그와 동시에 포스트시즌이 에이스의 역투에 시리즈 분위기가 좌우될 수도 있는 만큼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 당장 2일 두산과 KT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6이닝 무실점 103구 투구로 시리즈 분위기를 가져온 윌리엄 쿠에바스(KT)가 그러했다.
하지만 KT는 이어진 경기에서 네일의 등판에 기대감을 올려주는 경기를 보여줬다. 3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 나선 웨스 벤자민은 상대적으로 두산에 좋지 않았고, 5일 L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나간 고영표는 선발 투수임에도 최근 잦은 등판으로 투구 수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었다.
그 핸디캡을 단단한 불펜으로 메웠다. 3일 경기에서는 벤자민이 88구만 던졌음에도 고영표(1이닝)-박영현(1이닝)이 투입됐고, 5일 경기에서는 고영표가 56구로 4이닝만 책임졌음에도 김민수(2이닝)-손동현(1이닝)-소형준(1이닝)-박영현(1이닝)이 차례로 등판해 1점 차 승부를 지켜냈다.
KIA도 KT 못지 않은 불펜을 가지고 있다. 세이브 1위 정해영을 필두로 장현식, 전상현, 곽도규 등 상황에 따라 1이닝 이상 책임질 수 있는 불펜 투수들이 있다. 오히려 이범호 감독이 냉정하게 선을 그어줌으로써 KIA는 더 확실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상황. 또한 한 점, 한 점이 중요한 가을야구에서는 6이닝 3실점 퀄리티 스타트를 하는 투수보다 5이닝이라도 실점 없이 막아주는 압도적인 피칭이 필요한데 정규시즌의 네일은 그런 투수였다.
올 시즌 네일은 26경기 12승 5패 평균자책점 2.53, 149⅓이닝 138탈삼진으로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성적에서 보이듯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투수는 아니었다. 또한 지저분한 공 무브먼트로 인해 네일의 경기에 유독 실책이 많이 나왔음에도 6회 전까지는 철벽을 자랑했다. 네일의 3회까지 피안타율은 0.236, 피OPS는 0.616, 4~6회에는 피안타율 0.275, 피OPS는 0.708에 불과했다. 오히려 전력투구로 5이닝만 확실하게 막아준다면 기선제압 효과도 있다.
무엇보다 KIA는 리그 최고의 타선을 보유 중이다. 김도영, 박찬호 등 발빠른 주자와 그들을 언제든 불러들일 수 있는 최형우, 소크라테스 브리토, 나성범 등 클린업 트리오, 여기에 김선빈, 최원준처럼 짜임새 있는 타격을 할 수 있는 타자까지 있어 상대 입장에서는 막는 것도 만만치 않다.
든든한 지원군이 대기 중인 가운데 관건은 약 두 달의 실전 공백 속에 단 두 번뿐인 연습 경기에서 얼마만큼의 구위를 보여주느냐다. 네일은 9일 국군체육부대(상무), 14일 롯데 자이언츠와 예정된 연습 경기에서 복귀 후 첫 실전을 치른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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