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세몰이"VS"인물론" 군수재선거 D-10 '야권 격돌' 영광 민심은
"민주당 정권 교체까지 세몰이, 힘 있는 군수가 예산 확보"
"정부에 할 말은 하는 조국혁신당 호감…후보 인지도 높아"
"진보당 후보 참신, 진심 담긴 유세"…초유의 3파전 안갯속
[영광=뉴시스] 변재훈 기자 = "예산 끌어오려면 힘 있는 정당이 낫제(낫지)" "사람 됨됨이부터 봐야지 않겄소?"
'명국(이재명 대 조국) 대전'으로 전국 정세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를 앞두고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야권 텃밭에서 주도권 다툼에 나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양자 구도에 '호남권 제1야당'을 자처한 진보당까지 가세하며 야 3당 각축전이 치열하다.
공식 선거운동 개시 이후 첫 주말이자 본투표를 열흘여 앞둔 5일 오전 영광군 영광읍 매일시장.
시장 앞 식당에서는 '정당이 먼저냐', '인물이 먼저냐'를 두고 설전이 펼쳐졌다. 자영업자인 김모(42)씨는 "조직력 있는 정당이 돼야 군정도 힘을 받제(받지). 무소속 군수 그간 겪어보고도 모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석한 또래 남성은 "군수가 무슨 대통령이다냐. 일 잘하고 군민들 삶 보살피고 깨끗하면 되제. 난 이번엔 후보 보고 뽑을란다"고 응수했다.
농협 마트에서 만난 군서면 주민 박모(57·여)씨는 "다음 대선에서 확실히 정권을 되찾으려면 민주당 중심으로 뭉쳐야 한당께(한다니까). 조국당도 대선 때 민주당이랑 단일화할 것 아녀. 이 참에 군수부터 민주당으로 팍팍 밀어주고 세몰이를 해야 혀(해)"라고 말했다.
영광 군남면 토박이라고만 밝힌 한 70대 여성은 "아무래도 장현 후보가 여러 차례 군수 선거에 출마했다보니 친숙하제(하지). 민주당 후보와 비교해도 손색 없고 한 번 할 때 되지 않았나 싶다"며 조국당 지지 의사를 밝혔다.
최근 약진하는 양상인 진보당에 투표하겠다는 유권자도 있었다.
2년 전 고향으로 귀농한 이모(63)씨는 "주변에선 '이러다 보궐선거 또 하는 거 아니냐'고 우려한다. 어떤 후보는 유불리에 따라 당을 옮겨 출마한 것 같아 못마땅하고 다른 후보는 소문 자체가 썩 좋지 않다"며 "진보당 후보가 이장 출신이라고 하니 눈길이 간다. 군수가 이장들과 잘 소통하고 속사정도 잘 헤아려야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읍내에서도 목이 좋은 카페는 열띤 선거전에 때아닌 대목을 맞았다고 했다.
카페 사장은 "군수 선거로 이렇게 떠들썩 했던 적이 있나 싶다. 야당 대표가 줄줄이 다녀가다보니 지지자부터 선거운동원까지 손님이 꽤 늘었다"면서 "민주당 지지자 였던 분들도 최근 쓰레기 줍기 봉사 등으로 유세하는 진보당이 진심으로 느껴진다며 마음을 바꾸는 경우가 더러 있다. 4050 세대에선 진보당 지지자가 꽤 있다"고 전했다.
법성포에서 굴비정식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72)씨는 "영광에선 무소속 군수도 세 번이나 나왔다. 국회의원은 민주당이어도 군수 선거는 아무도 모른다. 조국혁신당이 조국 대표까지 내려와 지내며 공을 들이고 있고 당 이미지나 인기도 괜찮다"며 장 후보의 우세를 점쳤다.
영광버스터미널 앞 정류장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모(55)씨는 "이짝(이쪽)에서 민주당 말고 답이 있나. 무소속이나 작은 정당 출신 군수로는 지역이 발전할 수가 없다. 군의원, 도의원까지 한 민주당 후보도 자질이 충분하지 않냐"고 했다.
야권 주도권을 둘러싼 민주당·조국당 대표들의 대리전 구도에 '다크호스'로 떠오른 진보당까지. 전례 없던 군수 선거 3파전에 마음을 선뜻 정하지 못한 군민들도 있었다.
백수읍 가는 버스를 기다리던 정모(67·여)씨는 "말 많은 선거가 빨리나 끝났으면 좋겠다. 어딜가든 선거 유세고 모이기만 하면 온통 선거 이야기다. 요란하기만 하지, 뽑고 싶은 마음이 드는 후보가 아직 없다"고 했다.
터미널 앞에서 만난 유모(75)씨는 "그날(선거일) 가봐야 알제. 인자사(이제) 선거 시작했는데 뭘 벌써부터 고른당가"며 대화를 슬쩍 피했다.
전임 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 낙마하면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정치 전반에 대한 실망도 적지 않았다.
한 시장 상인은 "군수 하겠다고 나선 사람들 다 똑같은 거 아니냐. 다들 한 자리, 한 몫 챙겨보겠다고 나선 거지"라며 목소리에 한껏 날을 세웠다.
영광스포티움에 초등학생 두 자녀와 함께 운동 중이던 조모(42)씨는 이번 선거를 '안갯속'이라고 했다.
조씨는 "후보자 개개인은 누가 낫다고 하기 어렵다. 대대로 민주당이 강한 지역이지만 요즘엔 현 정부에 직설적으로 말하는 조국혁신당이 좋게 보이기도 한다. 농촌에선 진보당 지지세가 강하다고 들었다. 다들 누굴 뽑아야할 지 고민하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번 10·16 영광군수 재선거는 전임 강종만 군수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200만원 형이 확정, 직위를 잃게되면서 치러진다.
6일 현재 출마 등록 후보는 민주당 장세일 전 전남도의원, 조국혁신당 장현 전 호남대 교수, 진보당 이석하 영광지역위원장, 무소속 오기원 호남 지역소멸 대응 본부장 등 4명이다. 국민의힘은 후보를 내지 않았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오는 15일까지다. 사전 투표는 11∼12일, 본 투표는 1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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