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가자전쟁 1년…한국에 주는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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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로 1주년을 맞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가자전쟁)과, 거기서 파생된 이스라엘-이란, 이스라엘-헤즈볼라 분쟁은 한국에도 몇가지 시사점을 주는 듯 하다.
우선 한국과 이스라엘 공히 안보에 큰 부분을 의지하고 있는 미국의 국제사회 지도력과 영향력이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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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7일(현지시간)로 1주년을 맞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가자전쟁)과, 거기서 파생된 이스라엘-이란, 이스라엘-헤즈볼라 분쟁은 한국에도 몇가지 시사점을 주는 듯 하다.
우선 한국과 이스라엘 공히 안보에 큰 부분을 의지하고 있는 미국의 국제사회 지도력과 영향력이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가자 전쟁 휴전 및 인질 석방, 확전 방지를 위해 외교력을 쏟았지만 성과를 얻지 못했다. 맹방인 이스라엘에 휴전안 수용을 압박했지만 관철하지 못했고, 이란과 그 대리 세력들의 준동을 억제하는 것도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미국이 대체로 자유·민주주의 진영을 단결시켰지만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자 급증을 둘러싸고 서방 주요국 간 견해가 엇갈리면서 가자전쟁에서는 자유세계를 하나로 묶는 일도 쉽지 않았다.
또 하나는 핵무기를 가진 이스라엘의 '과감함'이다.
이스라엘은 각각 이란, 레바논 영토 안에서의 작전으로 지난 7월과 9월 하마스 정치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와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하면서 확전의 리스크를 무릅썼다.
확전을 걱정하는 미국이 말릴 것을 '우려'해서인지 미측에 사전 통보도 하지 않고 작전을 벌였던 것으로 보도됐다.
가자전쟁 등의 고비마다 이스라엘은 그 결정의 옳고 그름을 떠나 주도권을 행사했다. 미국이 한때 무기 배송을 일시적으로 보류하며 과도한 공세 자제를 압박하기도 했지만 이스라엘은 대체로 자기 갈 길을 갔다.
이는 안보에 관한 한 타협을 모르는 이스라엘의 국민성, 미국 정·관·재계에 폭넓게 뿌리 내린 유대인들의 영향력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숙적' 이란과 전면전을 치르는 최악의 상황까지도 상정할 수 있는 '배짱'은 설사 미국에 '버림'받고 재래식 전력의 대등 또는 열세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적'에게 없는 '게임체인저'(핵)를 가지고 있다는 자신감과 무관치 않아 보였다.
또 하나의 시사점은 '첫 공격'을 막는 일의 중요함 아닐까 한다.
방심하다 당한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자국민 1천명 이상을 잃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는 '사퇴' 또는 '적을 뿌리 뽑는 싸움' 두 선택지밖에 없어 보였고, 결국 후자를 택한 그는 수차례 미국의 뜻을 거슬러 가며 1년간 전쟁을 이어왔다.
한국은 이스라엘이 아니다. 그들이 가진 핵무기도 없고, 미국 정·재계에서의 영향력은 그에 못 미치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반드시 보복하는 '지독함'도 보여준 적이 별로 없다.
네타냐후가 일격을 당한 후에 1년간 그 '빚'을 갚는데 '다걸기'하고 있다면 우리는 그보다 앞 단계에서 일격을 당하는 것을 막는데 '다걸기' 해야 할 이유는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자체 정찰·탐지 능력 강화는 물론 강력한 한미 공조와 한미일 협력 등을 통해 북한의 모험을 미연에 막고, 적절한 국면에서 대북 관여의 가능성까지 모색하는 것이 사후 대응과 보복에 비해 비용이 덜 드는 일임을 가자전쟁 1주년은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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