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 상가 투자, 매력적이지만 신중해야 할 이유 [한경부동산밸류업센터]
수익형 부동산 투자 시 고려해야 할 사항
상업용 부동산에 관심을 두는 투자자들이 가장 손쉽게 떠올리는 상품 중 하나가 구분 상가입니다. 은퇴 대비 또는 노후 준비를 위해 비교적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하고,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많은 문의가 들어옵니다. 최근 상담한 손님의 경우, 아파트 투자로 자산을 불려왔지만 다주택자 규제의 부담 때문에 천천히 정리한 후 수익형 부동산으로 전환하고자 했습니다. 손님의 투자 옵션은 두 가지였습니다. 서울 권역 내 소위 꼬마 빌딩으로 불리는 소형 단독 건물과 수익률이 높은 구분 상가입니다.
처음에는 당연히 자금 여력이 된다면 꼬마빌딩을 사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손님 역시 주변에서 구분 상가 투자를 만류하는 의견을 듣고 고민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지속되는 고금리 상황에서 꼬마빌딩의 낮은 수익률을 감안하면, 투자자 입장에서 이 또한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자금 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이 맞춰져 있고 수익률이 높다고 마케팅하는 구분 상가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가는 것입니다.
<2024년 2분기 상업용 부동산 투자수익률>
하지만 저는 해당 손님에게 자금 여력이 된다면 꼬마 빌딩을 매입할 것을 추천했습니다. 구분 상가 투자가 나쁜 투자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구분 상가는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몇 가지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1. 자산 가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구분 상가도 입지와 상품에 따라 추후 매각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구분 상가는 건물을 단독으로 매각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가 상승을 기대하기보다는 운영 수익률에 기반한 가치가 매겨집니다. 따라서 자산 가치 상승을 상쇄할 수 있을 만큼 높은 현재의 수익률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고금리 장기화 상황에서는 구분 상가 역시 기대 수익률을 만족시키는 상품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2. 현재의 수익률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지금 당장은 높은 수익률을 맞춘 임차인이 있어서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임차인은 언제든지 나갈 수 있고, 공실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신규 분양 상가의 경우, 렌트 프리(무상 임대료 제공 기간) 등이 계약에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렌트 프리 기간이 끝나면 임차인의 실질 임대료가 상승해 퇴거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3. 잘 아는 상권에 투자해야 한다
겉보기에 역 앞이거나 대로변이라 해서 상권이 좋은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도보 인구가 적은 흘러가는 상권일 가능성도 많습니다. 특히, 아직 상권이 형성되지 않은 신도시나 준공 전 건물을 사전 분양받을 때는 더 주의해야 합니다. 동일 건물 내에서도 주출입구나 엘리베이터 위치에 따라 유동 인구가 달라지고, 그에 따라 임대료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잘 모르는 상권이나 형성되지 않은 신규 상권, 준공되지 않은 건물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4. 공실 발생 시 재임대 가능성 검토가 필수다
공실이 발생할 경우, 동일 임대 조건 또는 그 이상으로 재임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합니다. 수익형 상품, 특히 구분 상가의 경우 수익률이 부동산 가치를 결정하는 주요 지표가 되기 때문에, 매입 전에 주변 공실과 임대료 수준을 꼼꼼히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구분 상가 투자는 나쁜 투자처가 아니라 까다로운 투자처입니다. 상권에 대한 이해와 안목이 필요한 만큼, 투자하기 전에 해당 상권과 임대 시장에 대해 충분히 조사하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발품을 파는 스터디는 필수입니다.
하나은행 WM본부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 전문위원 박진아
* 본 기고문의 의견은 작성자 개인의 의견이며, 소속회사의 의견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빌딩 투자 업그레이드 플랫폼' 한경부동산밸류업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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