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들도 혀를 내두른 이 나라 ‘녹색사막’…머스크가 2조원 투자해 뚫는다는데 [신짜오 베트남]

홍장원 기자(noenemy99@mk.co.kr) 2024. 10. 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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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짜오 베트남 - 311]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이끄는 미국의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엑스(SpaceX)가 베트남에 약 2조 원(15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투자는 스페이스엑스의 저궤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Starlink)의 베트남 내 출시를 앞당기고, 그동안 교착 상태에 빠졌던 협상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스타링크는 저궤도 위성을 이용해 전 세계 어디서나 빠르고 안정적인 인터넷 연결을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특히 인터넷 인프라가 미흡하거나 유선 연결이 어려운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인구 약 1억 명을 보유한 대규모 시장입니다. 하지만 우리로 치면 네이버 같은 자국 포털 서비스 존재감이 희미합니다. 그 자리를 페이스북이나 알파벳, 구글 같은 미국 인터넷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베트남의 위아래로 길게 뻗은 베트남의 지형은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노후된 장비와 광범위한 산악 지형은 곳곳에서 인터넷 불통을 초래합니다. 이런 점에서 스타링크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스페이스엑스와 베트남 정부 간의 스타링크 도입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중반부터 연말까지 여러 차례 회의가 이어졌지만 4분기 접어들면서 협상이 일시 중단된 바 있습니다. 주요 원인은 베트남의 외국인 소유권 제한 때문이었습니다.

베트남은 네트워크 인프라를 갖춘 통신 회사의 외국인 소유 지분을 최대 50%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페이스엑스는 절반 이상의 실효 지분 확보를 원하면서 이에 대한 예외를 요청했지만 베트남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1월 베트남 국회에서 통과된 통신법 개정안과 최근 발표된 시행령 초안에서도 이러한 외국인 소유 지분 제한은 완화되지 않았습니다.

스페이스엑스는 이번 베트남 투자 계획을 통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이미 스타링크 서비스 출범을 위한 정부 승인을 따냈습니다. 스리랑카에서는 스타링크 도입을 위해 수십 년 만에 관련 법률을 개정하기도 했습니다. 베트남도 스리랑카의 법률 개정 사례를 확인하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이번 스페이스엑스의 투자 제안에 대해 투자 준비를 완료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스페이스엑스의 투자가 실제로 이루어지기까지는 여전히 여러 장애물이 남아 있습니다. 베트남은 데이터의 국내 저장을 요구하며 온라인 정보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스페이스엑스는 이같은 요구사항도 충족시켜야 하는 상황입니다.

베트남과 중국 간의 해상 영토 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중국이 태클을 걸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이 스타링크 위성을 감시용으로 판단해 반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스페이스엑스의 베트남 투자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이는 베트남의 인터넷 인프라를 한층 강화하고, 동남아시아 전역에서의 스타링크 서비스 확대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예정입니다.

한편 얼마전 베트남 의전 서열 1위인 자리에 오른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습니다. 앞서 지난해 9월 바이든 대통령은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응우옌푸쫑 당시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만나 양국 관계를 최고 수준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한 바 있습니다.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정상회담을 하는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연합뉴스>
럼 서기장은 스페이스엑스 외에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 애플, 블랙스톤 경영진과 회동을 가지며 투자 유치에 나섰습니다. 특히 닉 클레그 메타 국제 담당 사장은 럼 서기장과 만난 자리에서 베트남에서 가상현실(VR) 기기를 생산하는 계획을 공유했습니다. 이날 럼 서기장은 미국 기업을 만나 미 행정부가 베트남 무역 지위를 ‘시장경제’로 올려줄 수 있게 도와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이 비시장경제로 분류한 국가는 베트남과 중국, 러시아, 북한 등 12개국입니다. 베트남 입장에서는 현재 ‘비시장경제’에서 ‘시장경제’로 무역 지위가 올라가면 대미 수출품에 부과되는 징벌적 반덤핑 관세를 낮출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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