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땅 주인과 세컨하우스 꿈꾸는 이들 연결…지역소멸 문제 해결"
김범진 토지거래플랫폼 밸류맵 대표 인터뷰
토지위탁운영서비스·모듈러 주택 서비스 결합
유휴부지 문제 고민…5월 오픈스페이스 출시
“STO 법제화 대비 신사업 모델도 구상 중”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전국에는 사용되지 않고 놀리고 있는 땅인 ‘유휴부지’가 많다. 놀고만 있는 빈 땅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했다. 밸류맵 오픈스페이스에서 빈 땅을 가진 이들은 호스트가 되어 일정 기간 땅을 빌려주고 수익을 올린다. 세컨하우스의 삶을 누려보고 싶은 이들은 1~2년간 그 땅을 빌려 모듈러 주택을 설치해 전원주택의 생활을 누릴 수 있다”
지난 5월 모듈러 주택과 토지위탁운영 서비스를 결합한 플랫폼 ‘오픈스페이스’를 선보인 김범진 밸류맵 대표는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토지거래를 사람들이 말랑말랑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국에 놀고 있는 땅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서비스를 고안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오픈스페이스는 플랫폼에 토지 소유주가 쓰지 않는 유휴 토지를 등록하면 개인이나 기업이 토지 사용료를 내며 모듈러 주택을 짓거나 이용하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운영된다.
김 대표는 오픈스페이스가 지역소멸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놀고 있는 땅을 잘만 활용하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순환형 경제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전국에는 놀고 있는 유휴토지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오픈스페이스에서는 유휴토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호스트가 된다. 에어비앤비의 호스트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은퇴한 시니어 세대도 큰 금전적 부담 없이 세컨하우스 라이프를 누려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전원주택 생활의 니즈가 있지만 땅을 사서 건물을 짓는 과정이 어려운 이들은 오픈스페이스를 이용해 1~2년 땅을 빌려 모듈러하우스를 세우고 이런 삶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생활’처럼 기존의 삶을 포기하기 어렵다면 오픈스페이스를 통해 세컨하우스를 경험해보는 것이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란 의미다.
김 대표는 세컨하우스의 대중화를 꿈꾸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에는 ‘별장 문화’가 별로 없다. 땅을 사고 집을 짓는 일은 회장님들만 하는 거라 생각해서일 것”이라며 “우리는 짧은 기간 동안 세컨하우스를 마련해 사용해보고 반납할 수 있다. 가볍게 세컨하우스 라이프를 살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컨라이프 대중화는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12월부터 농촌 체류형 쉼터 제도가 도입될 예정이어서다. ‘농촌 체류형 쉼터’는 농촌 생활인구 확산을 통한 농촌 소멸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오는 12월부터 도입되는 제도다. 본인 소유 농지에 농지전용 허가 등의 절차 없이 데크·주차장·정화조 등 부속시설을 제외한 연면적 33㎡ 이내로 설치가 가능하다. 밸류맵은 다양한 농촌 체류형 쉼터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기업 자금 유동화 위한 부동산 STO 상품도 준비중”
STO(토큰증권발행) 제도화 이후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토큰증권 사업을 구상 중이다. 최근엔 지역자치단체와의 STO 사업을 논의하기도 했다. 가장 구체화된 것은 기업구조조정 전문 토큰증권인 ‘CR-STO’다. CR-STO는 기업의 보유한 사옥, 공장, 판매시설 등의 자산을 토큰증권으로 유동화한 후 해당 자산에 다시 재임대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기존 세일즈앤리스백(Sales & Lease back) 방식 대비 보다 빠르고 확실하게 자금조달에 성공할 수 있다”며 “밸류맵은 여기서 발행주관사를 맡아 부동산을 소싱하고 발행유통을 담당하는 증권사에 상품을 제안하는 식의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공개(IPO)는 증권사가 기업을 직접 선별해서 진행한다. 하지만 STO 분야의 경우 자산의 종류가 다양한 반면 증권사의 인력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좋은 상품을 소싱하고 분석하기까지는 어려움이 있다”며 “우리는 수익성 좋은 상품을 빠르게 캐치하고 소싱해 증권사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자체와 함께 빈땅, 빈집 문제와 같은 고민거리를 함께 해결해보면 좋을 것 같다. 지역의 공유 자산을 STO 방식으로 개발해 지역 주민들이 소유주가 되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사업을 펼쳐나가기 위해 우선 현재 집중하고 있는 오픈스페이스 플랫폼을 성장시키고, 누구나 쉽고 빠르게 세컨하우스를 마련할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연서 (yons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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