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할머니의 노래 외
2024. 10. 5. 06:01
할머니의 노래(가와타 후미코 지음, 안해룡·김해경 옮김, 바다출판사, 1만6800원)=일본 작가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가 혹독한 세월을 지나온 재일 1세 할머니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삶을 기록한 르포르타주이다. 29명을 인터뷰했다. 이 중 최고령자인 서맹순(1918년생) 할머니는 어린 노동자로 새벽 5시부터 공장에서 일했다. 안순자(1940년생), 박정란(가명·1934년생) 할머니는 후쿠시마에서 원전 사고를 당했고, 박남주(1932년생), 김남출(1929년생), 하해수(1924년생) 할머니는 히로시마에서 원폭 피해를 입었다.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송신도(1922년생) 할머니는 위안소에서 잇달아 다섯이나 아이를 뱄고,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낫겠다 싶어 기차에서” 뛰어내린 적도 있었다. 이들의 이야기는 월간지 ‘세카이’에 2012년부터 1년간 연재됐다.
해부학자의 세계(콜린 솔터 지음, 조은영 옮김, 해나무, 2만8000원)=우리 몸의 내부 작용은 어떻게 밝혀졌을까. 각 장기의 이름은 어떻게 붙여졌을까. 고대 이집트부터 르네상스 시대와 근대를 지나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약 5000년 동안 해부학자의 서재를 채운 책 속에는 인체 이해, 예술적 기법, 사회 변화의 역사가 담겨 있다. 이 책은 유럽을 비롯해 중동, 중국, 일본에서 출판된 역사상 중요한 해부학책 150여권을 모아 해부학 발전사를 풀어낸다. 해부학이 철학에서 경험 과학으로 넘어가는 과정, 권위에 맞서는 도전과 새로운 발견은 물론, 해부 극장 설치, 시신 도굴꾼 문제와 해부 관련 법 제정, 예술적이고 적나라한 해부 그림과 인쇄술 발달, 표절 시비 등을 다룬다.
선악의 기원(폴 블룸 지음, 최재천·김수진 옮김, 21세기북스, 2만2000원)=인간은 선한 존재일까, 악한 존재일까. 예일대 교수인 저자는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아기의 행동 속에 숨겨진 인간 도덕성의 기원을 탐구한다. 아기의 행동은 본능적이며, 학습이나 편견에 물들지 않았다. 바로 이 점에 착안해 저자는 ‘아기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인간의 타고난 도덕성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연구를 시작했다. 철학, 발달심리학, 사회심리학, 행동경제학, 뇌인지과학, 진화생물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를 넘나들며 아기의 행동을 분석했다.
내 눈이 우주입니다(이창목 지음, 히포크라테스, 2만5000원)=안과의사가 우리 눈에 대한 34가지 과학적 사실을 통해 눈의 신비를 풀어냈다. 우리 눈에는 생명체 진화의 역사가 숨겨져 있으며, 의학, 광학, 생물학을 넘나드는 과학의 원리가 곳곳에 담겨 있다. 책은 근시의 진행을 막을 방법은 없는지, 우리는 색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동물이 보는 세상은 어떠한지, 각종 시력교정술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등 과학의 진전을 통해 새롭게 재구성되고 있는 눈의 신비를 살핀다. 라식, 라섹, 스마일 수술은 각각 어떤 원리를 가졌는지, 노안 및 백내장 수술을 위해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소개한다.
젠슨 황 레볼루션(우중셴 지음, 김외현 옮김, 여의도책방, 2만5000원)=1993년 엔비디아를 창업한 젠슨 황의 유년 시절과 성년, 경영자로서의 성공 비결을 데이터를 근거로 담아냈다. 저자는 대만의 베스트셀러 작가다. ‘대만의 자랑’인 젠슨 황을 민족애에 갇혀 편향적으로 그려내지 않기 위해 다양한 경영 수치를 활용하고 인터뷰를 원문 그대로 인용하는 등 팩트에 기반한 자료를 바탕으로 최대한 객관적으로 그리려 했다. 길고 추상적인 서술식 설명이 아니라 직원의 평가, 기업경영 기법 등을 세부 항목으로 나누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다. 젠슨 황이 부모에게 물려받은 적극적이고 유쾌한 태도, 엔비디아를 성공으로 이끈 리더십 등 다양한 면모를 분석했다.
두 개의 인도(아쇼카 모디 지음, 최준영 옮김, 생각의힘, 3만2000원)=인도는 장래에 미국,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잠룡으로 분류된다. 인구 규모는 중국을 넘어 세계 최대를 자랑한다. 인재들도 풍부하다. 6~7%에 이르는 가파른 경제성장률도 고무적이다. 장밋빛 미래만 있는 건 아니다. 인도는 실업과 빈곤, 부패와 종교갈등으로 얼룩져 있다. 종교적 배타성을 강조하는 정치인들의 행태로 인해 국론 분열이 가중되고 있다. 인도계 미국인이자 프린스턴대 교수인 저자가 독립 직후부터 현재까지 인도의 정치와 경제를 총체적으로 조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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