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100년 살고 보니 삶의 해답은 역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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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 유명한 얘기가 있죠.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그런데 내가 쭉 살아보니까 '나는 사랑한다. 고로 존재한다' 그게 맞아요."
"생전 아내가 20년 동안 병상에 있으니까 다들 '힘들어서 어떡하나' 자꾸 그랬어요. 젊을 때는 연애하는 감정으로 살아 행복하고, 60이 넘으면 사랑 자체가 우정 비슷하게 되고 인간애로 바뀌어요. 아내가 병중에 있다고 해도 우정 비슷했던 사랑은 변함없어요. 그게 사랑의 행복이지, 사랑의 고통이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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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변곡점마다 달라지는 사랑
아내-자녀 등 개인 경험 풀어내
◇100세 철학자의 사랑수업/김형석 지음/272쪽·1만7000원·열림원
올해 105세가 된 철학자인 저자의 말이다. 최근 펴낸 신간을 계기로 전화로 만난 그는 30분 내내 사랑을 강조했다. “사랑에서 성공하는 사람이 운동 경기에서 이길 사람이고,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도 우승할 사람이에요.”
신간은 노교수의 사랑을 일깨워준 인물과 일화를 담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어떻게 사랑해야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다뤘다. 윤동주 시인, 황순원 소설가, 홍창의 의학박사 등 학창 시절 벗들과 교유한 이야기도 흥미롭게 펼쳐진다.
20여 년 전 사별한 아내와의 사랑에 대해 물었다. “생전 아내가 20년 동안 병상에 있으니까 다들 ‘힘들어서 어떡하나’ 자꾸 그랬어요. 젊을 때는 연애하는 감정으로 살아 행복하고, 60이 넘으면 사랑 자체가 우정 비슷하게 되고 인간애로 바뀌어요. 아내가 병중에 있다고 해도 우정 비슷했던 사랑은 변함없어요. 그게 사랑의 행복이지, 사랑의 고통이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책에는 저자가 자녀들과 함께 아내를 추억한 이야기도 담겼다. 자녀들이 “엄마가 왜 그리 고생만 하다 돌아가셨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저자는 “엄마는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전쟁과 가난 속에서 너희들을 키웠던 그 힘든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할 거야. 그때가 가장 행복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자녀를 지혜롭게 사랑하는 방법을 물었다. “어렸을 때는 보호해주면 돼요. 좀 자란 다음에는 대화해주고 같이 가주는 게 사랑이에요. 고등학교 졸업할 때쯤 되면 아들딸을 앞세워요. 간섭하지 않고 스스로 책임을 느끼며 살게 하는 거예요.”
저자는 지금도 집필과 강연을 이어가는 ‘현역’이다. “일을 사랑했어요. 일을 사랑한다는 건 (함께 일하는) 상대방을 사랑하는 거예요. 나는 내 강의를 듣는 사람들에게 일생을 사는 동안 기억할 만한 좋은 내용을 전해주겠다고 생각해요. 그게 사랑의 선물이라고 봐요.”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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