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대남 감사가 자리에서 버틸 수 있는 배경이 궁금하다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좌파 유튜버와의 통화 내용 공개 이후에도 SGI 서울보증보험 감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7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유튜버와 한동훈 대표를 공격하라고 사주하는 내용의 전화를 했고, 연봉 3억원 안팎인 회사 감사로 자리를 옮겼다. 김씨 같은 낙선, 낙천자들은 공기업 ‘낙하산’ 자리를 놓고 대통령실에 줄을 대려 치열한 경쟁을 한다. 그런데 김씨는 자신이 말한 대로 “그냥, 만고 땡. 사실 사장보다 편하다”는 자리로 옮겼다.
김씨 통화 녹음 공개로 논란이 커지자 여권 핵심 인사들은 서로 김씨의 감사 임명과 자신들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김씨를 감사로 추천했다고 알려진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나는 추천한 적이 없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대통령실은 “그의 공기업 감사 임명과 대통령 내외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했다. 김씨 측은 총선 낙천 이후 대통령실로부터 “원서를 넣어보라”고 해서 넣었을 뿐 추천 과정은 모른다고 했다. 금융 경험이 전혀 없는 김씨가 연봉 3억원인 서울보증보험 감사에 임명되는데 추천한 사람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다고 한다.
국민의힘 당원이었던 김씨는 국민의힘이 감찰 방침을 밝히자 탈당했다. 그러나 감찰이 아니더라도 당대표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떨어트리기 위해 불법행위를 했다면 수사를 받을 수도 있다. 대통령실 전직 참모와 좌파 유튜버가 어떻게 이런 일을 논의할 수 있었는지 진상도 밝혀야 한다.
가장 이상한 것은 이 지경인데도 김씨가 스스로 감사직에서 물러나지 않은 채 사표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씨는 김 여사가 총선 공천에 관여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고, 대통령에 대해선 “꼴통”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김씨를 강제로 그만두게 할 수단이 없다”고 한다. 김씨와 비교할 수도 없는 경미한 이유로 대통령실을 그만두거나 공직에서 물러난 인사들이 적지 않다. 이대로라면 또 김 여사 관련 의혹을 키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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