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꼭 봐야해!] 종교 내전 레바논 비극적 역사 그린 영화 ‘그을린 사랑’
이스라엘을 둘러싼 전쟁의 불길이 북쪽 국경을 맞댄 레바논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반세기 이상 중동 전쟁과 종교 내전으로 고통받았던 나라 레바논에 다시 찾아온 비극입니다. 레바논의 현대사는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보험회사에 다니는 김민씨가 국제 뉴스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콘텐츠를 다루는 이 코너에 영화 한 편을 추천해 주셨기에 소개합니다. 영화 ‘듄’ 시리즈로 유명한 드니 빌뇌브 감독의 2010년 작품 ‘그을린 사랑’입니다. 프랑스어 원제 ‘Incendies(앵상디)’는 ‘화염’이란 뜻입니다. 김씨는 “한때 중동 지역과 관련된 업무를 해서 레바논으로 여러 차례 출장을 다녀왔다. 레바논은 국민 대부분이 프랑스어·아랍어를 쓸 수 있는 언어 능통자고 수학에도 강해 금융에도 능했는데 그 잠재력이 발휘되지 못하고 전쟁에 휘말린다는 사실이 슬프다”고 했습니다.
레바논은 기독교와 수니파·시아파 무슬림 등 공식 종교만 18개에 달하는 나라입니다. 종교 간 내전이 끊이지 않아 대통령·총리·국회의장 등을 각 종교에서 배출하도록 했지만, 이런 분권이 협치가 아닌 정치 마비를 초래해 지금은 국정이 멈춘 상태입니다. ‘그을린 사랑’의 배경은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격렬하게 대립하던 1970~1980년대 레바논입니다. 어머니 나왈의 유언장을 받아 든 쌍둥이 남매 시몽과 잔의 시점에서 시작합니다. 조국 레바논을 떠나 캐나다에 정착해 남매를 키운 나왈은 생을 마감하며 레바논으로 가서 아버지와 또 다른 형제에게 편지를 전하라는 유언을 남깁니다.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와 있는 줄 몰랐던 형제를 찾으라는 말을 이해할 수 없지만 잔은 레바논으로 향합니다. 그들을 수소문하는 과정에 종교의 갈등이 기독교도인 어머니의 인생에 지울 수 없는 그을음을 남겼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영화엔 기독교 민병대가 무슬림 주민들을 잔혹히 살해하고, 무슬림 무장 단체는 기독교도의 시설을 습격하는 등 서로 보복하고 재보복하는 비극이 사실적으로 묘사됩니다. 원작은 레바논 태생의 캐나다 극작가 와이디 무아와드가 쓴 동명의 희곡입니다.
이번 전쟁으로 레바논에선 민간인을 포함해 최소 1336명이 사망하고 100만명이 피란길에 올랐습니다. 다시 시작된 전쟁은 또 얼마나 많은 레바논 사람의 운명에 그을음을 남기게 될까요. 비극적 과거를 품은 나왈의 슬픈 눈빛은 한동안 잊기 어려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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