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진보당에 영광군수 뺏길라"…민주당·조국당 확전 자제
10·16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에서 치열하게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서로에 대한 고발을 취하하며 확전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양당 싸움에 진저리를 느낀 지역민들이 진보당으로 관심을 돌리는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도 읽힌다.
민주당 전남도당은 4일 조국혁신당 장현 영광군수 후보에 대한 고발장 취하서를 전남경찰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7일 민주당 전남도당은 전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헌·당규를 토대로 절차를 준수해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를 공천했음에도, 장현 후보는 민주당이 자신을 강제 사퇴시킨 것처럼 주장하고, 경선 과정에 문제가 있는 양 발언해 민주당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발 입장을 전했다.
이에 맞서 조국혁신당 전남도당도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 및 형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조국당은 "주철현 의원은 9월 30일 최고위원회 발언 도중 장현 후보에 대해 '단 한 푼의 임차권조차 신고하지 않았다', '이례적 월세 계약 또는 무상 제공을 통한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등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낙선을 목적으로 일방적인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극한 대립으로 치닫던 두 정당은 지난 3일 조국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세세한 사실관계를 따지기 전에 모두 취하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정치적 논쟁은 정치로 풀어야지 검찰에 맡기면 안된다"고 호소하면서 자제하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조 대표는 "10·16 후 검찰이 양당 사람을 오라가라하며 쥐락펴락하게 해선 안된다"면서 "저희 당 관계자와 지지자가 한 고소와 고발 조치를 취하하도록 조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한 화답으로 민주당이 다음날 장현 후보에 대한 고발을 취하했다.
하지만 양 당의 화해분위기는 최근 치고 올라오는 진보당의 영향도 큰 것으로 보인다.
10·16 영광군수 재선거는 초반 민주당과 조국당이 접전을 벌이는 양상이었으나 선거가 무르익으면서 진보당 후보까지 오차범위내 선두권에 합류하면서 3강 구도로 재편됐다.
민주당 장세일 후보의 폭력·사기 전과와 조국당 장현 후보의 영광 무주택이 이슈로 떠오르며 양 당간 공방이 격화되자, 반사이익으로 진보당 이석하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승부수를 던진 듯 진보당은 김재연 상임대표와 사무총장, 수석대변인 등이 모두 영광으로 거처를 옮겨 농촌 일손돕기 등 자원봉사를 하며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지역민들은 매일 서로를 헐뜯고 싸우기만 하는 양 당에 실망, 진보당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까지는 진보당의 전략이 먹혀들어가는 모양새다.
리얼미터가 <뉴스1 광주전남취재본부·남도일보·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의뢰>로 지난 9월 10∼11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조국당 장현 후보 30.3%, 민주당 장세일 후보 29.8%로 박빙승부를 벌이고 진보당 이석하 후보가 19%로 추격하는 모습이었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4.4%p)
하지만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9월 29~30일 조사한 결과에서는 민주당 장세일 후보 32.5%, 조국당 장현 후보 30.9%, 진보당 이석하 후보 30.1%를 기록했다.
세 후보간 격차는 최대 2.4%p에 불과해 모두 오차범위(95% 신뢰수준 ±4.4%p)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초기에는 막강한 조직력을 가진 민주당이 당연 앞설 것으로 예상했으나 장세일 후보의 전과 이력이 불거지면서 상대적으로 깨끗한 조국당 장현 후보가 관심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장 후보가 서울 강남에 고가 아파트를 소유한 반면, 지역에는 전셋집도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장 후보의 거품도 빠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조국당이 서로를 헐뜯는 정치에 신물이 난 지역민들이 상대적으로 흠집없는 진보당 이석하 후보에 관심을 보이면서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며 "이석하 후보의 선전이 반짝 인기에 그칠지, 거대 정당을 누르고 신승을 거둘지, 흥미롭게 지켜볼 대목"이라고 관전평을 내놨다.
[박진규 기자(=영광)(0419@pressian.com),김춘수 기자(=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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