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 책 본다” 체벌에 학생 투신…교사 아동학대 유죄 확정
[앵커]
수업시간 대중 소설을 본 중학생에게 야한 책을 봤다며 폭언하고, 체벌까지 해, 피해 학생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교사의 유죄가 인정됐습니다.
대법원은 훈육 목적이어도 아동의 정신 건강을 해칠 정도면 정서적 학대가 맞다며,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김태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9년 3월 수업 시간에 자율학습을 하라는 교사의 지시에 소설책을 꺼내 읽은 중학교 3학년 A군.
이를 본 교사 B씨는 책을 빼앗고 "야한 책을 본다"며 동급생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질책했습니다.
A군은 그런 책이 아니라며 항변했지만 B씨는 책의 삽화를 학생들에게 보여주며 "이 그림이 선정적이냐,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20분 동안 '엎드려뻗쳐'를 시키고 다른 학생들에게 선정적인 부분을 찾으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A군은 이 수업 시간이 끝나자 "따돌림을 당하게 됐다"는 내용을 교과서에 적은 뒤 교실에서 뛰어내려 숨졌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해당 소설책은 '라이트 노벨'로 분류되는 일본 대중소설이었습니다.
'15세 미만 구독불가'로 다소 선정적인 삽화가 일부 포함돼 있지만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고 전체적인 줄거리도 외설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정서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B 씨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혐의를 인정했지만 "B씨는 A군이 평소 가장 믿고 따르던 교사였고, 일부러 괴롭힌 것은 아니었다"며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했습니다.
대법원도 "훈육 또는 지도의 목적이더라도 아동의 정신적 건강을 해칠 정도라면 정서적 학대가 맞다"며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KBS 뉴스 김태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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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ab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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