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 최신 폴더블 스마트폰 비교 한 눈에
[IT동아 김예지 기자]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주목한다. 성장 정체기에 다다른 스마트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규격으로 자리 잡은 덕분이다. 소비자들은 평소에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화면을 접어 일반 스마트폰처럼 쓴다. 화면을 열면, 폴더블 스마트폰은 태블릿 PC로 변신한다. 삼성전자부터 화웨이·샤오미·오포·비보·아너 등 중국 제조사, 구글, 모토로라까지 전 세계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개성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잇따라 출시했다.
일반 스마트폰과 차별된 폴더블 스마트폰의 특징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휘어지는 화면)’를 탑재한다는 점이다. 폴더폰은 위쪽이 화면, 아래쪽이 키패드인 반면, 폴더블 스마트폰은 화면 자체를 접거나 펼치기 때문에 더 큰 화면을 제공하면서도 휴대성을 유지한다. 커진 화면을 분할해 활용한다면 여러 앱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택할 때, 소비자는 화면의 품질과 ‘힌지(Hinge, 화면이 접히는 부분)’ 기술, 디자인 등을 고려해야 한다. 여러 번 접거나 펼쳐야 하기 때문에 높은 화면 내구성이 중요하다. 오랫 동안 사용하려면 화면 주름, 손상을 최소화 해야 한다. 이와 함께 화면을 펼치는 과정에서 매끄럽게 작동하기 위해 강화된 힌지도 필수적이다.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는 저마다 다른 기능, 디자인을 가진 폴더블 스마트폰을 속속 공개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연 주역이다. 2019년 9월 첫 제품 ‘갤럭시 폴드’를 판매한 이후 소비자들의 관심을 꾸준히 모으면서 브랜드 영향력도 함께 키웠다.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을 선보일 때마다 선보이는 명품 브랜드와의 협업도 삼성전자의 개성이다. 톰 브라운, 메종 마르지엘라, 준지 에디션 등이 사례다. 올림픽 후원을 포함한 홍보 마케팅에도 적극 나선다.
지난 7월 출시된 ‘갤럭시 Z 폴드6’, ‘갤럭시 Z 플립6’에 이르기까지 삼성전자는 기기 완성도를 높여왔다.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6는 이전 제품보다 화면 크기는 크지만, 두께는 얇다. 최대 2,600니트 밝기의 193.2mm(7.6인치) 대화면을 제공하고, 접힌 상태 두께는 12.1mm에 플렉스 힌지(접혔을 때 틈이 없는 물방울 모양 힌지)를 탑재해 내구성을 향상했다. 무게도 239g으로,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276g)보다 많이 줄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플립6의 힌지를 듀얼 레일 구조로 개선, 더 견고하게 만들었다. 무게도 179g으로 시리즈 첫 제품(183g)보다 줄였고, 접힌 상태의 두께도 14.9mm로 한결 얇게 설계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약점인 약한 내구성 문제를 해결하려고, 갤럭시 Z 폴드6와 갤럭시 Z 플립6의 소재를 아머 알루미늄으로 강화했다. 외부 화면에도 내구성이 좋은 코닝 고릴라 글래스 빅터스 2를 배치했다. IPX8 등급 방수 기능도 갖추고 배터리, 카메라 성능도 꾸준히 높였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디자인을 고심한다. 갤럭시 Z 플립6의 넓어진 외부 화면,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크기, 얇아지는 두께, 부드러운 힌지, 다채로운 컬러 등 디자인 요소는 소비자들이 삼성 제품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특히 갤럭시 Z 플립 시리즈는 플렉스 모드로 세워서 사진 촬영 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각광받는다.
삼성전자는 외형뿐만 아니라 기기 성능도 높였다. 갤럭시 Z 폴드6와 갤럭시 Z 플립6는 퀄컴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3세대 모바일 프로세서(AP)’를 탑재했다. 갤럭시 AI를 도입해 사용자 경험을 확대했다. 향상된 CPU·GPU·NPU 성능을 기반으로 ▲실시간 통역 기능 ▲음성-텍스트 변환 기능 ▲포토 어시스트 ▲서클 투 서치 등을 인터넷 연결 없이 이용 가능하다.
그러나 삼성 폴더블 스마트폰은 초기부터 가격이 비싸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갤럭시 Z 폴드 출고가는 239만 8000원이었고, 갤럭시 Z 폴드5는 209만 7700원으로 약간 낮아졌다가 갤럭시 Z 폴드6가 222만 9700원으로 올랐다. 참고로 일반 스마트폰 ‘갤럭시 S24 울트라’의 출고가가 169만 8400원에서 시작한다. 갤럭시 S24 시리즈가 폴더블 스마트폰보다 성능 및 카메라, 배터리 등 사양이 더 낫다는 점을 고려할 때, 폴더블 스마트폰은 삼성 스마트폰 중 가성비가 좋지 못하다는 평가다. 점진적으로 내구성이 향상되고 있지만 전작 대비 눈에 띄는 변화가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공격적으로 치고 올라오는 글로벌 기업에 비교했을 때 이런 차이는 두드러져 무게감과 두께감은 풀어야 할 숙명처럼 남아 있다.
중국 제조사와 구글, 모토로라 등 글로벌 기업들은 최근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제조사들의 초기 폴더블 스마트폰은 완성도 면에서 삼성전자의 제품보다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몇 년간 출시한 폴더블 스마트폰은 기대 이상의 호평을 얻었다. 중국 폴더블 스마트폰의 가장 큰 특징은 얇고 가볍다는 점이다. 중국 기업들은 내수를 기반으로 외국 시장을 공략해 사용 사례와 소비자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9월 출시한 폴드형 ‘메이트X5’, 지난 2월 출시한 플립형 ‘포켓2’로 급격히 성장했다. 메이트X5는 접었을 때 두께가 11.1mm로 갤럭시 Z 폴드6보다 얇고, 배터리 용량도 5060mAh으로 4400mh인 갤럭시 Z 폴드6와 갤럭시 Z 플립6보다 크다. 다만 무게는 243g으로 갤럭시 Z 폴드6보다 근소하게 무거웠다. 가격은 1만 3999위안(약 263만 원)이다. ‘포켓2’는 접었을 때 두께가 15.4mm로 갤럭시 Z 플립6보다 두껍다. 무게도 갤럭시 Z 플립6보다 약 30g가량 무거웠다. 가격은 약 140만원 정도로 약 148만원인 갤럭시 Z 플립6와 비슷하다. 다만 중저가 브랜드 노바 시리즈로 지난 8월 출시한 ‘노바 플립’은 약 101만원으로 50만원 가량 저렴하다.
화웨이는 지난 9월에는 세계 최초 3단 폴더블 스마트폰(트리플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T’를 공개했다. 259mm(10.2인치) 대화면에 접었을 때 두께가 12.8mm에 불과하고, 무게는 298g로 트리플 폴더블 스마트폰임에도 불구하고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격은 1만 9999위안(약 380만원)으로 다소 비싸다는 평이다.
샤오미는 지난 7월 ‘믹스 폴드4’를 출시하며 폴더블 스마트폰 두께 경쟁에 나섰다. 접었을 때 두께가 9.47mm로 전작보다 1mm가 줄어들었고, 무게는 226g, 가격은 8999위안(약 170만 4천원)이다. 샤오미는 용골 힌지 2.0을 탑재하고, 3단 커넥팅 로드 구조(피스톤 상하운동의 힘을 전달해 회전운동으로 변환하는 원리를 이용하는 구조)를 구현하는 등 전체적인 내구성을 높였다. 퀄컴 ‘스냅드래곤 8 3세대 모바일 프로세서(AP)’를 탑재해 사양도 향상시켰다.
중국의 아너(Honor)는 지난 7월 ‘아너 매직V3’를 발표하며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 스마트폰이라는 수식어를 획득했다. 접었을 때 두께가 9.3mm, 무게는 230g, 가격은 8999위안(약 170만 4천 원)이다. 아너는 업계 관계자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최근 중국에서 인지도를 높혀가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제조사들의 폴더블 스마트폰은 화면이 쉽게 깨지거나 힌지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는 등, 품질과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얇고 가벼운 폼팩터로 삼성전자 갤럭시 만큼의 사양을 갖춘 폴더블 스마트폰이라고 소개했지만, 시장성보다는 제품 특허 확보를 기반으로 기술력 드러내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이에 따라 가격도 아쉽게 느껴진다. 보안 우려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구글은 후발주자로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 들었다. 구글은 지난해 출시한 ‘픽셀 폴드’를 1년만에 단종하고, 지난 9월 신제품 ‘픽셀9 프로 폴드’를 출시했다. 픽셀9 프로 폴드는 접었을 때 두께가 10.5mm, 무게는 갤럭시 Z 폴드6보다 무겁지만 다소 얇다. 가격은 1천 799달러(약 238만 원)다. 구글 표준 스마트폰이라 구글 앱과의 호환성이 좋고, 화면 비율 덕분에 크기가 커 보인다. 구글 텐서 G4를 탑재해 통화 메모, 애드 미, 픽셀 스크린샷 등 멀티모달 AI 기능을 구현했다. 다만 구글은 폴더블 스마트폰을 비롯해 스마트폰 인지도가 국내에서 현저히 낮은 편이다. 전체적인 품질과 내구성에 대한 후기를 토대로 제품을 고르기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삼성전자 외의 선택지를 찾기 힘들다는 평가를 내놓았지만, 최근 빠른 성장세에 따라 일부 소비자들은 중국과 구글 제품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는 분명 폴더블 스마트폰 선택에서 가장 유혹적인 조건이지만, 내구성과 소프트웨어 등 전체적인 완성도를 따져봐야 할 것이다. 폴더블 스마트폰 기술 동향을 살피고, 기기별 장단점을 세세히 판단한 후 선택하자.
글 / IT동아 김예지 (y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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