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FA 전망 어두워졌지만…" 보라스와 손 잡고 돌파구 찾나, 연봉 높여 단기 계약 전망
[OSEN=이상학 기자] FA를 앞두고 있는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72)와 손을 잡았다. FA 전략에 있어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 케빈 에이시 기자는 4일(이하 한국시간) ‘오프시즌을 앞두고 김하성이 보라스를 새로운 대리인으로 고용했다. 2025년 상호 옵션을 거절할 가능성이 높은 김하성은 어깨 수술이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FA 시장에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하성은 2020년 시즌 후 메이저리그 진출 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ISE 베이스볼 소속이었다. 2021년 1월 샌디에이고와 맺은 4+1년 보장 2800만 달러, 최대 3900만 달러에 FA 계약도 ISE 베이스볼이 이끌어냈다.
하지만 FA를 앞두고 ‘거물’ 보라스와 손을 잡았다. 선수들에게 천사, 구단들에는 악마로 불리는 보라스는 한국인 선수들과도 인연이 깊다. 2000년 12월 FA 투수 박찬호와 텍사스 레인저스의 5년 6500만 달러 대형 FA 계약을 성사시켰고, 2012년 12월에는 포스팅에 나선 투수 류현진과 LA 다저스의 6년 3600만 달러 계약도 완성시켰다.
2013년 12월 FA 외야수 추신수가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로 당시 기준 아시아 선수 최고액 계약을 맺었는데 이 역시 보라스의 작품이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외야수 이정후가 보라스를 등에 업고 포스팅으로 FA 시장에 나왔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 달러로 예상보다 훨씬 큰 대박 계약을 따냈다.
보라스가 김하성 계약을 어떻게 진행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메이저리그 4시즌 통산 540경기 타율 2할4푼2리(1725타수 418안타) 47홈런 200타점 229득점 78도루 206볼넷 372삼진 출루율 .326 장타율 .380 OPS .706을 기록한 김하성은 지난해 아시아 내야수 최초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정상급 수비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지난 8월1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1루로 귀루하며 슬라이딩하다 오른쪽 어깨를 다쳤다. 어깨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뒤 복귀를 시도했지만 송구 강도를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어깨의 찢어진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기로 하면서 시즌 아웃됐다.
FA를 앞두고 최악의 타이밍에 부상을 당했지만 보라스로 에이전트를 교체한 김하성은 예정대로 FA 시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포지션이 유격수이기 때문이 어깨 부상을 가볍게 볼 수가 없다. 이런 핸디캡을 안고 협상에 나설 보라스의 김하성 세일즈가 더욱 중요해졌다.
‘MLB트레이드루머스(MLBTR)’도 김하성의 보라스 선임 소식을 전하며 ‘미국 무대에 진출한 이후 김하성의 타격 발전은 인상적이지만 내야수로서 그의 가장 큰 장점은 탄탄한 수비력이다. 지난 3년간 OAA +21로 전체 내야수 중 17위에 올랐다. DRS도 +30으로 유격수 중 4위이자 전체 내야수 중 11위였다. 유격수뿐만 아니라 2루수, 3루수 모두 수준급 수비를 보여줬다. 그의 수비 가치는 이런 다재다능함으로 더욱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주 김하성이 오프시즌에 어깨 수술을 받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FA 전망은 상당히 어두워졌다. 김하성 가치의 상당 부분이 수비에 있기 때문에 어깨 수술은 이번 겨울 잠재적으로 그를 노리는 팀들을 걱정하게 만들 수 있다. 강력한 다년 계약을 보장받을 것으로 보였던 그의 FA 위치도 복잡해질 수 있다’며 어깨 수술이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라스 선임은 그래서 더욱 주목받는다. MLBTR은 ‘지난겨울 보라스의 고객 4명 블레이크 스넬, 맷 채프먼(이상 샌프란시스코),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 조던 몽고메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연평균 금액은 기대에 충족했지만 보장 금액이 크게 낮은 단기 계약을 했다. 김하성이 수술 발표가 있기 전 예상했던 만큼 좋은 조건을 받지 못한다면 지난겨울 보라스 고객들이 그랬던 것처럼 연평균 가치가 높은 단기 계약을 택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며 김하성이 연평균 금액을 높인 단기 계약을 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지난겨울 사이영상 투수 스넬은 2년 6200만 달러, 올스타 3루수 채프먼은 3년 5400만 달러, MVP 출신 중견수 벨린저는 3년 8000만 달러, 월드시리즈 우승 투수 몽고메리는 1년 2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스넬, 채프먼, 벨린저는 옵트 아웃 조건을 넣어 사실상 FA 재수를 택했다. 보라스 특유의 시간 끌기 전략을 펼쳤지만 FA 시장 반응은 차가웠고, 2~3월에 모두 백기를 들었다.
기대 이하 계약에 실망한 몽고메리는 에이전트를 바꾸며 보라스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같은 보라스의 전략이 완전 실패한 것은 아니었다. 채프먼은 올 시즌 활약을 발판 삼아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5100만 달러 연장 계약으로 대박을 쳤다. 후반기 대활약을 펼친 스넬은 옵트 아웃을 통해 올 겨울 다시 FA 대박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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