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계속 평화로 나아갔다면 국민소득 4만불 시대”···윤 정부 비판
문재인 전 대통령이 4일 “평화 대신 대결을 추구하는 정부가 또다시 국민소득을 후퇴시키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며 “우리가 계속 평화로 나아갔다면 국민소득 4만불 시대가 이미 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17주년 기념식’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한반도 리스크가 사라지며 국가신용도와 국민소득 등 각종 경제지표가 크게 상승했다”며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인 2021년 (1인당 국민소득이) 3만8000불에 육박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 들어 대북 정책 기조가 강경 일변도로 바뀌고 경제 불황이 찾아온 것을 언급하며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의 기운이 넘칠 때 냉전적 사고와 흑백논리 대신 다양성이 존중되고 창의성·역동성이 촉진되며 문화가 더욱 융성해졌다”며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대한민국을 자랑스러워하던 국민들의 자부심이 어디로 갔나”라고 말했다. 그는 “구시대적이고 대결적 이념이 또 다시 우리 사회를 지배하며 남북 관계는 파탄 나고 평화 대신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졌다”며 “스스로 평화의 길을 찾고 평화의 중재자가 돼야 한다. 신냉전에 편승하거나 대결 구도의 최선두에 서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적대적 두 국가’론과 북진 흡수통일론은 마치 마주보고 달리는 열차와 같다. 남북이 다시 군사적 충돌한다면 우리 민족 모두에게 공멸의 길임을 직시해야 한다”며 “대북 확성기, 오물 풍선같이 대결을 부추기는 일대 적대행위를 중단하는 조치부터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 참석에 앞서 배우자 김정숙 여사와 함께 경기도청에 들렀다. 경기도는 전직 대통령의 경기도청 예방은 민선 도지사 시대 출범 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김동연 경기지사와 문 전 대통령 부부는 약 20분간 환담했다. 김 지사는 문 전 대통령 부부에게 비무장지대(DMZ) 꽃차, 대성마을 햅쌀, 장단 백목(콩) 종자를 선물로 전했다. 모두 비무장지대와 연관된 ‘평화 염원 3종 세트’라고 경기도는 전했다.
경기도는 문 전 대통령 부부와 김 지사 부부가 도청 인근 광교호수공원으로 가서 한 시간 정도 산책한 뒤 기념식이 열리는 수원컨벤션센터로 이동했다고 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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