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 엑스포' 판세 못 읽은 정부…대외비 문건 보니 "성공" 단정
해볼 만하다던 부산 엑스포 유치 경쟁, 결과는 '29표 대 119표' 우리의 참패였습니다. 그런데 이 결과가 나오기 일주일 전 정부가 당시 판세를 분석한 '대외비 문건'을 저희가 입수했는데,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2차 투표에서 한국이 과반 득표할 것'이라며 현실과 정반대 판단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혜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11월 28일, 2030년 엑스포 개최지 유치에서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90표 차이로 참패했습니다.
당시 발표를 일주일 앞두고 외교부가 작성한 '판세 분석 대외비 문건' 내용을 확인해 봤습니다.
'3급 비밀'로 분류된 이 문서는 투표권이 있는 BIE, 즉 세계 박람회 기구 소속 국가들에 있는 해외 공관과 대통령실에도 전달됐습니다.
문서엔 사우디가 120표 이상 확보하는 건 '절대 실현 불가능하다'고 했고, 1차 투표에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면서도, "2차 투표에서 한국이 과반을 득표하여 유치에 성공할 것"이라는 단정적 표현도 사용했습니다.
또 대외비를 전제로, 1차 투표 시 경쟁국을 지지한 다수의 회원국이 2차 투표 시 한국을 지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일주일 뒤 결과는 부산 29표, 사우디의 리야드 119표로 외교부 분석과는 정반대였습니다.
[박진/당시 외교부 장관 (2023년 10월) : 유치 가능성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외교부는 표 계산을 아주 엄밀히 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상황을 크게 오판하고 있었던 겁니다.
[김준형/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 : 말이 안 되는 처참한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무슨 근거로 이것(판세 분석)을 했느냐. 과연 정말로 이 정도로 외교부가 무능력한 것인지…]
외교부는 경쟁국이 막판 총공세를 실시하여 지지국 이탈로 격차가 벌어지면서 목표했던 결과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이완근 이현일 영상편집 박선호 영상디자인 신재훈]
[자료제공 : 김준형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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