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다이어트와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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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를 하려고 한다.
대한민국 정치도 오랫동안 청년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선거철마다 청년 정치인을 등용하고, 새로운 리더십이 들어섰지만, 결국은 문화가 변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변화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청년 정치의 성공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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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를 하려고 한다. 실로 오랜만에 목표가 생겼다. 오래도록 몸무게를 유지하며 살았지만, 요즘 들어 생각을 자유롭게 흐르게 두었더니, 체중도 같이 자유분방하게 흐른 듯하다. 체중 감량의 동기는 실로 단순했다. 체중이 늘어나면서 못 입게 된 옷들을 보니, 지금 맞는 옷들을 다시 구비하기 위해 써야 하는 시간과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표를 얼마큼 잡아야 할지 몰라 우선 과거의 패턴들을 되짚어봤다. 다행히도 운동과 식사 습관에 따른 체중 변화를 비교해 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밤에 30분 동안 유산소 운동을 하면 체중이 약 300g 줄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저녁 약속과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을 고려해 체중 변화를 예측해 보았다. 결론은 간단했다. 저녁 약속을 줄이고 운동을 꾸준히 하면 체중을 줄일 수 있다.
이런 단순한 결론에도 불구하고 왜 나는 그동안 실천하지 못했을까? 생각해 보니, 운동을 위해서는 최소한 하루에 1시간을 비워야 하는데, 그 시간이 없으면 내일로 미루는 습관이 문제였다. 일을 하느라 밤늦게까지 깨어 있으면서 음식을 찾게 되는 것도 원인이다. 연락이 온 지인과의 저녁을 거절하지 못하는 성향도 거들고 있다. 들여다보니 다이어트는 나의 마음가짐, 생활 방식의 변화뿐 아니라 시간 관리 능력까지 요구하고 있다. 방법은 명확하지만 실천은 결코 쉽지 않다.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발표한 약 65%의 사람들이 3년 내에 원래의 체중으로 돌아간다는 보고는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마치 다시 태어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렇다면 조직의 변화는 오죽할까. 2022년 기준 대한민국 양당 지방의원 평균 나이는 각각 54세, 51세이다. 20·30대는 약 10% 내외에 불과하다. 대한민국 정치도 오랫동안 청년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변화는 시작할 때 반짝하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선거철마다 청년 정치인을 등용하고, 새로운 리더십이 들어섰지만, 결국은 문화가 변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변화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스위스 IMD 비즈니스 스쿨의 연구에 따르면 조직의 변화를 이끌 때는 사람들 일하는 패턴과 각각 어떤 마음으로 일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한다.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70%의 시도는 실패했다는 결과도 함께 내놓았다.
청년 정치의 성공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몇몇 스타 청년 정치인을 내세우는 방식으로는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진짜 변화는 일하는 방식, 사람들의 말과 행동, 그리고 그들이 가진 마음가짐이 변할 때 일어난다.
마치 이 변화를 위해 나라를 다시 세워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작은 행동부터 시작할 수 있다. 지금의 목표는 거창해 보이지만,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 중요하다. 내 삶을 더 잘 살아가기 위한 여정으로 생각하고 한 걸음씩 나아가면 된다. 중요한 것은, 작은 변화가 쌓여 결국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믿음이다. 결과에만 매달리기보다는, 그 과정을 즐겨보자.
주요 실무자들이 모여 청년 정치를 위한 회의를 한다. 누군가 말했다. "자 이제 사과나무를 심어볼까." 정치의 변화와 체중의 변화를 동시에 도모하는 나는 칼로리가 적은 도토리나무를 심겠다고 답했다.
[장서정 자란다 창업자·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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