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풍선폭탄과 보도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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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그 자체로 천험의 요새다.
태평양 제해권을 미국에 뺏긴 탓에 미국 본토 접근이 어려우니 풍선에 폭탄을 매달아 이를 투하하겠다는 방식이다.
심지어 현대인들조차 일본이 풍선 폭탄으로 미국을 폭격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드물다.
풍선 폭탄이 알려지지 않은 것은 미국 정부의 보도 통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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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그 자체로 천험의 요새다. 인접국 캐나다·멕시코와는 경제 공동체를 넘어 운명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국토를 둘러싼 태평양과 대서양은 폭과 깊이 모두 지구 최강의 해자다. 국가 자체가 난공불락이다.
이런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에 성공한 나라가 있다. 일본이다. 진주만 공습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풍선 폭탄'이 주인공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은 성층권에서 동쪽으로 부는 제트기류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다. 현재 민항기를 타고 인천에서 로스앤젤레스(LA)로 갈 때 비행 시간은 11시간이지만, 되돌아올 땐 13시간인 것도 제트기류 때문이다.
일본은 이 제트기류를 앞세워 미국 본토 공격에 나서겠다는 발상을 떠올려 이를 실행했다. 태평양 제해권을 미국에 뺏긴 탓에 미국 본토 접근이 어려우니 풍선에 폭탄을 매달아 이를 투하하겠다는 방식이다.
하지만 실제 풍선 폭탄이 얼마나 효과를 거뒀는지 일본은 알 수 없었다. 심지어 현대인들조차 일본이 풍선 폭탄으로 미국을 폭격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드물다. 무려 9000개의 풍선 폭탄을 날려 보냈다고 하니 그중 몇백 개는 실제 폭격에 성공했을 텐데 말이다.
풍선 폭탄이 알려지지 않은 것은 미국 정부의 보도 통제 때문이다. 보도를 통해 풍선 폭탄이 타격한 지점이 노출될 경우 일본이 보다 더 정확한 풍선 폭탄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반면 북한의 오물 풍선에 대해서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정보가 알려지고 있다. 용산에 떨어졌다느니, 인천공항에 떨어져 항공기 이착륙이 지연됐다느니 등의 소식을 모두가 알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오물 풍선'이 아니라 '풍선 폭탄'이 예고 없이 날아올 수 있다는 점이다. 축적된 데이터로 정확도가 높아진 풍선이 오물 대신 폭탄을 싣고 날아오면 무슨 일이 발생할까. 매일 먹이를 주다가 추수감사절날 돌변해 목을 졸라 오는 주인을 만난 칠면조의 운명이 남 일이 아닐 수 있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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