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고용지표 발표…지정학적 리스크 속 증시 버팀목 될까[오미주]
미국 증시는 지난 8, 9월 모두 급락으로 출발했다가 급반등으로 마무리하며 훈훈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증시는 10월에도 지난 8, 9월과 비슷한 하락세로 출발했다. 가장 큰 원인은 이란이 지난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면서 확전 가능성이 고조된 것이었다.
같은 날부터 시작된 미국 항만 노조의 파업도 물류 대란을 초래해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다행히 항만 노조의 파업은 임금 협상이 잠정적으로 타결돼 일단 내년 1월15일까지는 중단됐다.
반면 중동 분쟁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시설이나 핵시설을 공격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게다가 오는 11월5일 미국 대선까지는 5주일도 남지 않아 대선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시를 내리누르고 있으며 오는 11월7일에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결정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다.
하지만 최근 증시를 압박하는 확전 리스크나 대선 불확실성은 장기적으로 증시 기조를 결정하지 못했다. 역사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는 증시에 미치는 단기적인 충격은 컸지만 오래 지속하지는 않았다. 대선 같은 정치 불확실성도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악재가 되지는 못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DWS 그룹의 미주지역 채권 담당 팀장 겸 트레이딩 팀장인 조지 캐트램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가 하락 때 매수했던 투자자들은 "반복해서 보상을 받은 반면 증시를 관망하거나 숏(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거나 주식에 전혀 투자하지 않았던 투자자들은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나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증시 하락은 지나고 보면 거의 대부분 매수 기회였다는 설명이다. 다만 경제 외적인 요인에 따른 주가 조정이 매수 기회가 되려면 경제는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거시 펀더멘털이 탄탄해야 기업들의 실적이 증가해 증시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4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5일 오후 9시30분)에 발표되는 지난 9월 고용지표는 중동에서의 확전 가능성에 흔들리고 있는 증시가 중기적으로 상승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 하락으로 방향을 틀지 결정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고용지표가 안정적으로 나오면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믿음이 생기며 증시가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치 불확실성에도 버틸만한 힘을 얻겠지만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온다면 증시에 큰 충격이 될 수 있다.
지난 9월 고용지표는 8월과 비슷한 수준의 완만한 둔화세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침체 우려는 유발하지 않으면서 연준이 인플레이션 재상승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고 금리 인하를 계속할 수 있는 최적의 수준일 것으로 기대된다.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9월 취업자수 증가폭은 15만명으로 지난 8월 14만2000명에 비해 소폭 늘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9월 실업률은 4.2%로 전월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비 0.3%, 전년비 3.8% 올랐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월비 상승률은 지난 8월의 0.4%보다 낮은 것이고 전년비 상승률은 지난 8월과 동일한 것이다.
노던 트러스트 자산관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케이티 닉슨은 CNBC에 "노동시장이 둔화되면서 수급이 덜 빠듯해지고 있다"며 "힘의 균형이 노동자에서 고용주로 다시 이동하고 있는 만큼 인플레이션의 핵심 요소인 임금 인상 압력은 확실히 완화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연착륙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오는 11월7일 FOMC 전에 10월 고용지표가 한번 더 발표될 예정이지만 10월 고용지표는 허리케인 '헐린'과 지난 1~3일 사이 항만 노조의 파업으로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4일 발표되는 지난 9월 고용지표는 연준의 다음번 금리 결정 전에 마지막으로 노동시장 현황을 비교적 정확하게 보여주는 고용동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18일 FOMC 때 발표된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올해 말까지 금리가 0.5%포인트 추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점도표는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것이다.
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9월30일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설에서 "현재 FOMC는 금리를 빨리 내리자고 서두르는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경제가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아마도 올해 남은 2번의 FOMC에서 각각 금리를 내려 올해 총 0.5%포인트를 인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JP모간 자산관리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데이비드 켈리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다고 해도 (올해 남은 2번의 FOMC에서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하겠다는) 연준의 입장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온다면 연준은 금리를 또 한번 0.5%포인트 인하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오는 11월 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은 66%, 0.5%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은 34%로 반영돼 있다.
한편, ADP에 따르면 지난 9월 민간 부문 고용은 전월비 14만3000명 늘어 증가폭이 시장이 예상했던 12만명을 넘어섰다. 노동부가 발표하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는 민간 고용과 함께 공공 부문 고용이 포함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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