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5위 팀 첫 PO 진출 ‘새 역사’ 향한 도전
막강 마운드 앞세워 기동력·타력 강점의 상대와 기선 제압 기싸움
프로야구 KBO리그 사상 첫 5위 결정 타이브레이커 승리에 이어 역시 와일드카드(WC)제가 도입된지 10년 만에 처음으로 5위 팀 준플레이오프(PO) 진출의 역사를 쓴 KT 위즈가 PO를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는 오는 5일부터 정규리그 3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LG 트윈스를 상대로 5전 3선승제의 준PO 대결을 펼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KS)에서 격돌했던 두 팀간 맞대결은 1년 만에 성사된 포스트시즌(PS) 리턴매치로 KT는 설욕과 함께 사상 첫 5위의 PO 진출 새 역사에 도전한다.
지난해 정규리그 1위 LG와의 KS서 KT는 1차전 승리 후 4경기를 내리 패해 LG가 29년 만에 챔피언에 오르는데 희생양이 됐었다. 따라서 최근 마법 같은 상승세를 타며 잇따라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는 KT는 여세를 몰아 LG 마저 꺾고 PO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일단 KT의 분위기는 좋다. 지난달 24일 롯데전부터 키움과 2연전 승리 등 정규리그 막판 3연승을 시작으로, 5위 타이브레이커전서 SSG에 극적 연전승에 이어 4위 두산과의 WC 결정전서 2경기 연속 완봉승으로 준PO에 진출했다.
지난 9월 28일 삼성과의 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7일간 휴식을 취한 LG에 비해 체력적인 면에서는 부담이 있지만, 오히려 최근 6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고, 꾸준한 경기로 실전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WC 결정전서 최근 부진했던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와 웨스 벤자민이 예전의 위력적인 구위를 되찾은 데다, 강백호, 멜 로하스 주니어, 배정대 등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타자들이 살아난 것도 호재다.
5일 오후 2시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1차전에 KT는 지난해 팀 최다승 투수인 ‘잠수함’ 고영표를 선발로, LG는 시즌 13승(6패)을 거둔 좌완 디트릭 엔스를 선발로 예고했다.
고영표는 지난 1일 SSG와의 5위 타이브레이커와 2일 WC 1차전에 불펜 투수로 나선 이후 사흘 만에 선발로 등판한다. 올 시즌 중반까지 부상에다 ABS에 적응하지 못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9월 4경기에 나서 2승2패를 기록했으나, 3경기서 6이닝을 소화하고 1경기는 5이닝을 던지는 등 안정을 찾아 평균자책점 2.74의 준수한 투구를 펼쳤다.
LG를 상대로는 올 시즌 8월 29일 단 한 경기에 선발로 나서 4⅔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이후 안정을 되찾아 준PO 1차전 선발로 낙점됐다.
고영표가 이날 3~4이닝 정도 버텨주고 타선이 초반 득점을 올려준다면 조이현, 소형준 김민, 김민수 등 선발 경험이 있는 롱릴리프들을 기용해 기선 제압을 노릴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맞설 엔스는 8월말부터 5경기에 등판해 4승을 기록할 정도로 호투했다. 올 시즌 KT전에는 두 차례 선발 등판해 각각 5이닝 2실점, 7이닝 5실점에 평균 자책점 5.25로 좋지 않았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모두 승리 투수가 됐다.
KT에 비해 불펜진이 다소 약한 LG로서는 엔스가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져주길 바라겠지만, 초반에 무너지면 조기에 그동안 휴식을 취한 불펜진을 총 동원해 역시 안방서 기선 제압에 나설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KT가 PO에 오르기 위해서는 최근 타격감이 주춤한 테이블세터 김민혁과 황재균의 부활이 시급하다. 2번 로하스와 3번 장성우, 4번 강백호, 5번 오재일 등 중심 타선에 오윤석, 배정대, 심우준 등 하위 타선도 제 몫을 해주고 있어 이들 두 타자만 살아난다면 해볼만 하다는 계산이다.
LG는 홍창기, 신민재, 오스틴 등 상위 타자들의 컨택 능력과 기동력이 좋은 반면, 지난해 29년 만의 우승을 이끌었던 오지환과 김현수 등이 다소 부진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리그 정상급의 막강 타선을 구축하고 있어 WC 결정전서 무실점을 기록한 KT 마운드가 얼마나 상대 타선을 막아낼수 있을 지가 관심사다.
황선학 기자 2hwangp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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