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한가운데서 맛보는 한국산 장어맛은 어떨까 [파일럿 Johan의 아라비안나이트]

2024. 10. 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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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장어는 일본산만 먹어봤는데, 한국산 장어가 맛이 되게 좋네요.”

누구나 좋아하는 별미인 장어구이를 이렇게 쉽게 먹을 수 있다니 세상 참 좋아졌다. 한국에서 공수해 온 장어팩의 비닐을 벗겨 간단히 팬에 가열을 했더니 한국 전문점에서 먹던 맛과 차이가 없다.

같이 맛을 본 한 아랍인 바이어가 장어를 먹으면서 만족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면서 비린맛이 없다고 말한다. 이어 “신선하고 깔끔한 맛이다. 이 정도 품질이라면 앞으로도 자주 찾게 될 것 같다”고 말하면서 국내산 장어의 품질에 감탄했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기획한 ‘2024 K-시푸드 품평회’가 두바이 주메이라 비치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른 중동 내 한국산 수산물의 해외진출을 위해 기획됐다.

“두바이에서 한국 수산물을 드세요”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기획한 ‘2024 K-시푸드 품평회’가 두바이 주메이라 비치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일명 ‘호레카(HORECA)’ 시장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른 중동 지역 내 한국산 수산물의 해외진출을 위해 기획됐다.
한국을 이끌 미래 동력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있는 호레카는 호텔 (Hotel), 레스토랑 (Restaurant), 케이터링(Catering), 카페(Cafe)의 앞자를 딴 명칭으로 ‘B2B 외식업계 시장’을 의미한다.

이날 필자가 방문한 주메이라비치호텔의 행사장에는 신선한 한국산 생굴, 전복, 장어, 해조류 등을 비롯해 풍부한 맛과 식감을 자랑하는 한국산 김, 피쉬칩 등 다양한 국내 수산식품들이 두루 선보였다. 전부 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여 중동으로 수출을 기다리는 품목들이다.

사람들이 한국산 수산물에 모여 시식을 하고 있다. 이날 필자가 방문한 주메이라비치호텔의 행사장에는 신선한 한국산 생굴, 전복, 장어, 해조류 등을 비롯해 풍부한 맛과 식감을 자랑하는 한국산 김, 피쉬칩 등 다양한 국내 수산식품들이 두루 선보였다.
사실 한국산 식품의 중동 진출 도전기는 처음은 아니다. 국내 농수산물 유통을 활성화하고 공급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역시 2016년 UAE에 중동 지점을 세우고 해마다 이 지역에서 개최되는 식품박람회와 먹거리 행사에 꾸준히 한국산 음식을 내세우는 등 끝임없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속되는 한류 인기로 인해 한국식품의 중동 수출은 꾸준하게 늘어나는 중이다. 외교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한국 농림축산식품의 UAE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1억8943달러(약 2500억원)를 기록했다. 이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전체의 7.6%을 차지한 라면류(1454만 달러)이다.

반면 국내 수산물의 UAE 수출 규모는 연평균 254만 달러(약 33억원) 수준으로 아직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거꾸로 말하면 아직 본격적인 시장이 개척되지 않아 가능성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겠다.

이날 행사는 미리 선별된 현지 고급호텔, 레스토랑, 식자재 공급업체 등 아랍에미리트에 거주하는 주요 바이어 50여명이 초청됐다. 그리고 총 73만달러의 상담 성과와 2건의 현장 양해각서(MOU) 계약이 성사됐다고 공사측은 밝혔다.

K-팝에서 K-시푸드로
이날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음식은 ’고추장 소스에 버무린 굴젓(Marinated Fresh Oyster with Chili Sauce)’이었다. 굴의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고추장 소스와 섞여 감칠나면서도 말 그대로 ‘밥도둑’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이날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음식은 ’고추장 소스에 버무린 굴젓(Marinated Fresh Oyster with Chili Sauce)’이었다. 굴의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고추장 소스와 섞여 감칠나면서도 말 그대로 ‘밥도둑’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이밖에도 김가루 스낵, 장어소금구이, 파래로 감싼 비빔밥 스틱, 게장 순살 등도 매우 맛났다.

바이어들의 반응도 괜찮았다. 중동 최대 식자재공급업체인 셰프미들이스트(Chef Middle East)의 나데르 리파트 구매담당MD는 “ 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한식을 취급하는 레스토랑의 한국산 식자재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오늘 상담한 한국업체와 가격, 물류 등 구매 관련 구체적인 사안을 추가로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시식장 한쪽 구석에 마련된 바이어와 한국업체간의 상담부스. 오프라인 뿐 아니라 요청시 한국업체 관계자와 온라인 미팅도 실시간으로 가능하게 했다.
전용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두바이 지사장은 ”그동안 현지 고급호텔에서 맛보는 수산물들은 유럽산이나 일본산이 대부분이었다“며 ”최근에 UAE 한식당 숫자도 3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는데 이처럼 중동 내 한국산 식품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나는 중이다. 고부가가치 품목 중심으로 한국의 수산물을 전략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귀뜸했다.

앞으로 K팝과 K무비를 넘어 우리나라의 식문화가 우수성을 인정받아 중동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이런 과정을 통해 ‘K-시푸드’가 더 큰 성과를 거둬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식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현지 바이어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것은 큰 성과이지만, 이것이 실질적인 수출 증가로 더 이어져야 할 것이다.

[원요환 UAE항공사 파일럿 (前매일경제 기자)]

john.won320@gmail.com

아랍 항공 전문가와 함께 중동으로 떠나시죠! 매일경제 기자출신으로 현재 중동 외항사 파일럿으로 일하고 있는 필자가 복잡하고 생소한 중동지역을 생생하고 쉽게 읽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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