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나우] 박대성, 검찰 구속송치..."조금씩 기억난다" 의도는?
■ 진행 : 김선영 앵커
■ 출연 :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NOW]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전남 순천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흉기로 살해한 박대성이 오늘, 검찰에 구속 송치됐습니다. 또, 범행 후에는 흉기를 들고 배회한 것이 드러나며추가 범행 대상을 물색했을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는데요.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와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오늘 검찰로 송치됐을 때 기자들의 질문에 박대성이 어떤 얘기를 했는지 그 내용부터 잠시 보고 오겠습니다.
술 먹어서 기억 안 난다더니 오늘은 기자들의 질문에 조금씩 기억이 나고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이건 어떤 의도일까요?
[박대성 / 순천 10대 여성 살해 피의자 : (범행 기억 아직도 안 나십니까? 기억 안 나요?) 죄송합니다. (기억 전혀 안 나요?) 조금씩 나고 있습니다. (조금씩 어디까지 기억이 나요?) …. (피해자에게 아직도 사과하실 생각 없습니까?) …. (유가족한테 사과할 마음 없어요?) ….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데, 할 말 없나요?) 죄송합니다.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 없나요?) 죄송합니다.]
[이웅혁]
마지못해 질문에 응하는 그런 것에 불과한 것 같고. 또 그 내용도 가만히 살펴보게 되면, 거꾸로 생각하면 지금은 생각이 날 듯도 하지만 그 행위 시점에서는 나는 거의 인사불성이었다라는 것을 반증하는 거꾸로 생각하면 말이죠. 그 얘기는 결국 뭐냐? 행위 시에 책임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여전히 심신미약임은 나는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그때는 생각이 안 났고, 지금은 여러 가지 비춰보면 그럴 수도 있을 법한 것 아니냐, 이런 형식적인 답변이 아닌가 생각이 되고요. 더군다나 반성이라든가 뉘우침이라든가 피해자가 겪었을 아픔이라든가라고 하는 것은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그런 태도를 우리가 역력히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더군다나 제가 평가할 때는 저 살인범은 살인행위 그 자체가 목적이었던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 보니까 특별히 반성을 하거나 이럴 이유도 없는 것 같고. 또 그것을 반증하는 하나의 행위 모습이 그 시점에서 소위 슬리퍼를 신고서 그대로 나가서 살해 행위를 했다라고 하는 것은 사실상 살인이라고 하는 엄청난 일 자체가 본인에게는 전혀 반사회적 비난 가능성, 이런 것도 전혀 염려를 했던 것도 아닌 것 같고요.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는 상당히 무차별적인 범행 행위가 분명히 목격이 되었다라고 요약이 될 것 같고 다만 다른 이른바 언론에서 얘기하는 묻지 마 범죄 또는 최근에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명명한 이상동기범죄와는 구별되는 점은 사실상 저 살인범은 아무나 살해하기보다는 자신이 생각하는 나름대로의 표적을 갖고 있는 그런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그것이 바로 여성이 아니었던가 저는 일단 그런 평가를 해봅니다.
[앵커]
범행의 패턴에 대해서는 잠시 뒤에 분석을 해보도록 하고. 본인은 지금 심신미약. 기억 안 난다, 술 마셔서 기억 안 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일단 지금 정치권에서도 워낙 잔혹한 범행이다 보니까 사형시켜야 된다, 이런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어떻습니까? 처벌은 형량이 어느 정도 나올 거라고 예상해 볼 수 있는 건가요?
[이웅혁]
어쨌든 살인죄에 해당이 되고 양형기준표에 의해서도 인명 경시적 모습이 뚜렷하기 때문에 중형을 면치 못하는 것은 분명한 것이죠. 법상으로도 사형을 언도해도 충분한 것이고.
[앵커]
사형이 나올 수도 있습니까, 첫 살인 범죄인데도?
[이웅혁]
구형을 검찰에서는 저와 같은 범죄에 있어서는 사형을 할 것이 명백한데, 다만 10년 사이에 사실상 법원에서 사형을 언도한 그런 사례는 한 건도 없었던 거죠. 그 얘기는 결국은 1997년 마지막으로 사형 집행을 한 이후에 사실상 사형 폐지 국가다. 집행도 안 하고 있을 뿐만 아니고 약 8년 전부터는 재판부에서도 사형을 최종 양형으로 내놓지 않는 이런 상황인 것입니다. 그래서 현재 사형수가 59명이 있는 거죠. 지금 정치권에서 예를 들면 사형 집행이 필요하다. 적어도 저 살인범에 있어서는. 그런데 예를 들어서 지금 당장 사형 집행을 해도 우리나라는 법에 위반되는 상황도 아닌 거죠. 거꾸로 생각해보게 되면 형사소송법 등에 의하면 대법원에서 사형 판결이 확정된 이후에 6개월 이내에 법무부 장관은 사형 집행을 명하여야 한다, 이렇게 규정돼 있습니다.
그래서 엄격하게 보게 되면 지금까지 법무부 장관이 직무유기를 한 것이 아니겠느냐라고 하는 비판적 시각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어쨌든 정치권에서 얘기는 피해자는 일상을 열심히 살아가고 검정고시도 패스하고. 당일날 아버지 약을 사러 가는 이런 아주 일반적인 선량한 시민이 그냥 갑자기 이와 같은 청천벽력 같은 피해를 당한 이런 것에 국가 공권력과 사회 전체의 기강을 위해서 이것을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는 것은 아니겠는가라고 하는 입장이 보여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앵커]
잔혹한 범죄도 범죄지만 그 이후의 행동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박대성이 범행을 저지른 이후에 주변의 술집, 노래방 이런 데 배회했다는 거잖아요.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갖고 그랬을까요?
[이웅혁]
그 배회를 하는 상황도 그냥 평범하게 배회를 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을 살해했던 흉기를 그대로 소지한 채 2시간 동안 배회라고 표현할 수 있지만.
[앵커]
엄청난 위험한 상황이었네요, 그때는?
[이웅혁]
거꾸로 생각하게 되면 또 다른 2차, 3차 범행을 위해서 피해자를 계속 물색하려고 하는 그런 추가 범죄의 모습으로 비춰질 가능성도 큰 것이고, 또 그것은 본인이 생각했던 응징과 나름대로의 감정의 전이에 대한 완전한 해소가 안 되었기 때문에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그런 상황에서 2시간가량 흉기를 소지한 채 술집, 노래방 등을 계속 다녔다. 그래서 어쨌든 간에 주민의 신고에 의해서 경찰이 출동해서 봤더니 인상착의가 동일해서 현행범으로 체포되었습니다마는 그만큼 자신이 겪고 있는 불쾌 감정을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해서.
다만 제가 생각할 때는 여성을 대상으로 해서 감정을 전이해서 자신의 불쾌감정을 왜곡된 방식으로 해소하려고 하는 이런 의도였던 것이 아닌가. 그런데 2시간 동안은 그와 같은 적격한 물색 대상, 표적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 같고. 왜냐하면 처음에 길거리에 나왔을 때, 흉기를 소지한 채. 처음에 조우했던 사람은 택시기사였죠, 남자였습니다. 흉기를 숨기고 있는 상태였고요. 어떤 측면에서 보게 된다면 작년 여름에 발생했던 신림역 조선이라는 흉기난동사건과 상당 부분 유사하지만.
[앵커]
범행 수법이 유사하다고 보십니까?
[이웅혁]
왜냐하면 흉기를 소지하고 자신이 겪고 있는 여러 가지 불쾌감정을 무차별적으로 표적을 삼았지만 그때는 정말 무차별적이었죠. 남성도 사망을 했고요. 그런데 이번 같은 경우는 택시기사 남성은 사실상 그대로 피한 겁니다. 그리고 나서 여성을 표적으로 했다는 점에서는 지금 본인의 범행동기는 경제적 어려움과 얼마 전에 헤어졌던 여자친구와의 관계에서 낭패감, 좌절이라고 얘기하기 때문에 이것이 좌절이 공격행위로 나가게 됐고. 그래서 감정의 전이, 도치가 10대 피해자에게 행했던 것으로 평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범행 동기는 정확하게 수사가 된 상황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로 유추해 봤을 때 그런 자아도취감을 느끼기 위한 범행이었을 수 있다라고 얘기를 해 주셨는데. 카메라에 포착된 미소가 굉장히 섬뜩했잖아요. 그런 감정이 드러난 거라고 보십니까?
[이웅혁]
본인이 목적한 바가 이와 같은 끔찍한 공격행위를 하겠다고 하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다분히 계획범죄였던 거죠. 자신이 갖고 있었던 주방에 있었던 흉기를 미리 소지하고 나타났기 때문에 이것은 우발적으로 그 상황에 있었던 흉기를 무작위로 우연히 택해서 공격행위를 한 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인도로 나타난 그 순간부터 사람을 살해해야 되겠다는 목적과 목표를 가졌고. 또 본인이 표적으로 했던 대상에 대해서 아주 끔찍한 공격행위를 했고요.
또 이 피해 여성이 공격행위에 주저앉는 상황에서 살려달라는 비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흉기난동을 멈추지 않고 해서. 그렇다면 본인이 생각한 것을 다 이뤘기 때문에 하나의 왜곡된 승리감, 도취감, 만족감 등이 순간적인 표정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그것을 우리가 미세표정이라고 얘기하는데요. 짧은 순간에 살짝 지나가는 표정. 그것이 본인이 갖고 있는 진심어린 그런 감정이 표출됐다라고 이야기하는 건데요. 그것이 바로 우연치 않게 CCTV에 포착됐던 미소의 모습이 그와 같은 것을 반증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앵커]
우발적이었다면 도망을 가거나 증거를 지우려 하거나 그런 행동이 있었겠죠.
[이웅혁]
그렇죠. 또는 무엇인가 그 장소의 증거 자체를 다 변형시킨다든가 빨리 숨으려고 한다든가 불안해한다든가 초조해한다든가 이런 당혹스러운 모습이 우발적인 모습의 한 표면이라고 한다면 이렇게 짧은 순간이지만 미소의 표정이 나타난 것은 승리감과 만족감과 도취감과 성취감의 모습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범행 후 미소까지 지은 박대성. 그야말로 엽기적인 행각을 계속 보여줬는데 박대성이 목에 큰 문신이 있는데 그 부분도 주목해서 봐야 된다. 이런 의견도 있습니다. 어떤 얘기인지 들어보시죠.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얼굴에 흉터가 있고 목에 문신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문신을 목에다, 정면에다 하지는 아니하죠. 보는 사람에게 공포를 유발하려는 의도로밖에는 읽혀 지지 않는 그런 문신을 이 사람은 갖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다양한 것들을 고려해 봤을 때 아마도 이 사람은 그전에도 폭력적인 캐릭터였을 가능성이 무지하게 높고….]
[앵커]
저도 이런 저런 거 많이 봤지만 문신을 목에 바로 보이는 정면에 저렇게 크게 한 경우는 없는 것 같은데. 이런 것으로도 캐릭터를 분석하는 데 단서를 삼을 수 있는 걸까요?
[이웅혁]
그런데 저 사람은 목뿐만이 아니고 팔에도 문신을 많이 했습니다. 문신이라는 것은 결국 자기 정체성을 문신과 일치시키려고 하는 그런 것으로 평가하는데요. 결국은 취약한 자긍심을 문신을 통해서 복귀를 하고. 그런데 여기서 살펴볼 것은 지금 화면에 나오는데 모자이크 처리가 돼 있습니다. 제가 저 문신의 모양을 잘 살펴봤더니 저 문신의 모양이 포식자, 아주 무서운 동물 모양을 하고 있더라고요.
[앵커]
저도 자세히 못 봤는데 그런 그림입니까?
[이웅혁]
그래서 확대해서 살펴봤더니 아주 이빨도 이렇게 나와 있는 사자와 비슷한 그런 모양의 문신을 갖고 있습니다. 소위 말해서 저와 같은 경우에는 본인이 그와 같은 공포의 존재이고 모든 것을 장악할 수 있는 포식자의 상위에 있다라고 하는 정체성을 일치시키려고 하는 그런 것이죠. 그래서 저는 한편에서는 여자친구하고 헤어졌다고 하는데 저의 추정입니다마는 헤어지게 된 원인도 폭력성에 기반했던 것은 아닌지. 또는 여자친구와의 일정한 사회적 관계에 있어서도 피해자가 혹시 이번 폭력과 관련된 신고를 혹시 다수 했었을 가능성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왜냐하면 폭력전과도 있었을 뿐만 아니고. 폭력전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저 문신의 모양의 모습이 맹수, 포식자라고 한다면 평상시에 일상적인 생활 패턴과 생활가치가 상당히 무력적이고 폭력적인 것으로 점철됐을 가능성이 크지 않나 개인적으로 추정해 봅니다.
[앵커]
어쨌든 기억이 조금씩 난다. 결국은 술 마셔서 기억은 잘 안 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같은데. 범행 동기가 구체적으로 밝혀져야 이 사건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였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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