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타격코치는 극한 직업, 18년째 매년 바뀐다…롯데 우승 주역 김민호 코치가 바꿀까
[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또 새로운 타격코치를 영입했다. 18년째 메인 타격코치가 매년 바뀐다. 한화의 오랜 암흑기와 궤를 같이 한다.
한화는 4일 김민호(63) 전 NC 코치를 1군 타격코치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27일부터 1군에 올라온 강동우 타격코치가 지난달 29일 정규시즌 종료 후 사의를 표했고, 김민호 코치가 새로 영입됐다. 한화 구단은 ‘김민호 코치가 다년간 코치 경험으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수들의 타격 능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한다’며 ‘김민호 코치 외 내년 시즌 코칭스태프 보직은 추후 정해질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화는 올해 팀 타율 8위(.270), 출루율 7위(.347), 장타율 9위(.398), OPS 9위(.745), 홈런 7위(127개), 평균 득점 9위(5.2점) 그치며 하위권에 맴돌았다.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던 4월말 강동우 코치가 2군에서 올라온 뒤 어느 정도 반등했지만 후반기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의 부진 속에 눈에 띄는 상승을 이루지 못했다.
6월초 부임한 김경문 감독 체제에서 한화는 후반기를 앞두고 양승관 수석코치, 양상문 투수코치를 영입했다. 시즌을 마친 뒤 타격 파트에도 변화를 주게 됐다. 김민호 코치는 2017~2018년 NC에서 김경문 감독과 함께한 인연이 있다.
좌투좌타 1루수 출신 김민호 코치는 부산고-동국대를 거쳐 1984년 롯데에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1996년까지 13년간 롯데에서 원클럽맨으로 활약하며 1군 통산 1208경기 타율 2할7푼8리(3778타수 1050안타) 106홈런 606타점 488득점 출루율 .362 장타율 .435 OPS .797을 기록했다.
자갈치 시장에 온 것처럼 분위기를 잘 띄워 ‘자갈치’라는 별명으로 불린 김민호 코치는 규정타석 3할 타율 3시즌으로 정확성을 자랑했다. 1991년 20홈런을 터뜨렸고, 1994년 리그 최다 34개 2루타를 칠 만큼 중장거리 능력도 뽐냈다.
롯데의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도 함께했다. 1984년 신인 시절 백업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뒤 1992년 4번 타자로 우승 주역이 됐다. 그해 118경기 타율 3할2푼2리(413타수 133안타) 16홈런 88타점 OPS .943 맹타를 휘두르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1996년을 끝으로 선수를 은퇴한 김 코치는 1998~2003년 동의대 감독, 2004년 롯데 2군 타격코치, 2005~2006년 롯데 1군 타격코치, 2008~2012년 부산고 감독, 2013~2014년 롯데 2군 타격코치, 2015년 롯데 1군 수석코치, 2017년 NC 2군 타격코치, 2018년 NC 1~2군 타격코치, 2019년 NC 잔류군 타격코치, 2020~2021년 NC 2군 타격코치를 지냈다. 올해는 목포과학대 코치로 활동했고, 한화 유니폼을 입고 4년 만에 프로 무대에 복귀했다.
김 코치 영입으로 한화는 2008년부터 18년째 메인 타격코치 얼굴이 계속 바뀌게 됐다. 2005~2007년 우경하 타격코치 이후 2년 연속 풀타임으로 자리를 지킨 메인 타격코치가 없다.
2008년 장종훈, 2009년 강석천, 2010년 장종훈, 2011년 장종훈에서 강석천, 2012년 강석천에서 김용달, 2013년 김종모에서 장종훈, 2014년 김종모에서 장종훈, 2015년 쇼다 코우지, 2016년 김재현, 2017년 나카지마 데루시, 2018년 장종훈, 2019년 타나베 노리오, 2020년 김성래에서 정경배, 2021년 조니 워싱턴, 2022년 김남형, 2023년 김남형에서 정현석, 올해 정현석에서 강동우로 타격코치가 끊임없이 바뀌었다.
시즌 중 타격코치 교체가 7번이나 있었고, 2년 이상 1군을 이끈 타격코치가 없다. 한화의 타격 부진이 그만큼 오래 됐다는 의미다. 과거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 불릴 정도로 화끈한 타격이 강점이었던 한화이지만 2013년 대전 홈구장 확장으로 펜스 거리가 멀어지면서 타격 약화가 두드러졌다.
그 사이 감독도 7번이나 바뀌었다. 감독이 바뀔 때마다 손발이 맞는 코치들로 구성되다 보니 매 시즌마다 타격코치 변화가 잦을 수밖에 없었다. 한화의 암흑기와 궤를 같이 하는 타선 침체의 고리를 김경문 감독 체제에선 끊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민호 한화 신임 타격코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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