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4년째 문 닫고 있는 광양 금광굴…“예산낭비 전형”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KBS 최정민 기자
■ 전화연결 :김대영 리포터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이종규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KW8ZYkslS4
◇ 최정민 (이하 최정민): 광양시가 방치된 금광을 2020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체험 시설을 조성했습니다. 하지만 4년째 자물쇠로 잠겨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사연이 있는지 관련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김대영 리포터 안녕하십니까?
◆ 김대영 리포터 (이하 김대영): 안녕하십니까?
◇ 최정민: 광양 금광굴 취재를 했어요.
◆ 김대영: 세계 최대 규모의 제철소가 있는 광양이 지금은 철강 도시라 불리지만 과거에는 금맥이 흐르던 땅이었습니다. 1906년 발견된 금광은 한때 광부 2000명이 전국에서 몰릴 정도였습니다. 광양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 금광굴은 금값이 떨어지고 안전 등의 이유로 1975년 문을 닫아야 했는데요. 광양시가 금광의 역사를 기록하고 관광객 유치를 위해 금광굴 체험 시설을 조성했습니다.
◇ 최정민: 하지만 문이 잠겨 있다고 하는데 이것이 무슨 말인가요?
◆ 김대영: 금광굴 체험 시설은 지난 2020년 광양 전동마을 인근에 조성됐습니다. 문을 닫은 폐광 앞에 길이 50m, 폭 4m 규모의 인공 동굴을 만든 것인데요. 굴 안에는 가상 현실에서 금을 캐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증강 현실, 즉 AI 장비를 갖췄고요. 인근에는 공원과 2층짜리 건물, 산책로 등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동굴 주변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있고 광양 금광굴의 마스코트 황금색 공룡 조형물에는 검은 때가 끼어 있는데요. 마을 주민들은 체험 시설이 들어서자 많은 기대를 했었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광양 전동마을 하홍태 이장입니다.
-(하홍태): 동굴이 그 당시에는 마을 주민들도 실질적으로 상당히 가슴에 벅찼습니다. 굴을 또 만든다 하니까. 이후에 개장은 못했지만 어린 애들 데리고 왔을 때 주말 됐을 때 못해도 30명에서 차로 왔을 때는 10대 정도 이상이 왔었습니다. 왔는데 이후에 코로나가 있어서 개장이 안 되고 개장이 늦어지는 바람에...
◇ 최정민: 이렇게 기대감이 컸을 텐데 이곳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가요?
◆ 김대영: 가장 큰 문제는 전기 시설이었습니다. 금광굴은 폐쇄된 갱도에서 나오는 물이 계속 흐르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굴 바닥과 벽, 천장에는 늘 물방울이 맺혀 있고 내부에는 습기가 가득한데요. 마을 주민들은 굴이 조성됐을 당시 이런 현상이 계속 발생했다고 기억합니다. 계속해서 하홍태 마을 이장입니다.
-(하홍태): 그 당시도 사실 물이 안에서 뚝뚝 떨어지고 실질적으로 동굴에 일반인들 안에서, 저 안으로 들어갈 경우에는 상당히 물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 이후에 안전이라든지 전기로 하는 것은 뒤에 저희도 알았습니다. 그래서 뒤에 폐쇄를 하고...
◇ 최정민: 김대영 리포터가 직접 동굴 내부에 들어가 보셨나요?
◆ 김대영: 그렇습니다. 동굴 내부를 밝혀줄 전구에도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부 전기 시설은 별도의 방수 설비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애초에 일반 건물과 동일한 방식으로 전기 시설을 설치해 놨기 때문인데요. 이런 현상은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동굴을 오랫동안 닫아놓으면서 상황이 더 나빠진 것입니다. 습기와 물기가 처리되지 않아 누전 차단기까지 내려갔고 사고 예방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전기를 끊어야 됩니다. 전기를 못 쓰게 되자 체험의 핵심 시설인 AR 장비 사용이 불가능해지고 시설은 무용지물 됐는데요. 전기 설비 문제를 들고 시의회가 현장을 방문해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광양시 정회기 의원입니다.
-(정회기): 누전을 예측하고 습기가 많고 물이 안쪽으로 흐르니까 누전이 생길 것이라는 것을 예측해서 그 시설이 잘 보완되고 설치됐어야 되는데 그 부분을 놓친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시설이 설치된 다음에 전기 시설에 누전이 와서 사용을 하지 못하게 된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제가 볼 때는 물이 고이는 것으로 봐서는 폐기를 해야 될 실정인데 빠르게 이것도 검진을 해서 결정을 해야 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최정민: 동굴 내부가 습하다는 것은 기본 상식일 텐데 일반 전기 시설로 설치했다는 것이 이해가 잘 안되는 대목입니다.
◆ 김대영: 앞서 폐쇄된 갱도에서 많은 물이 흘러내리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광양뿐만 아니라 광주 전기 설비업체 여러 곳에 문의를 해봤는데요. 물이 많이 흐르는 장소에 전기 설비를 설치하며 방수 처리를 하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전기 설치 업체 관계자입니다.
-(인터뷰): 방수 기능이 있는 전등을 선택할 것이고 그다음에 배관 재질도 방수가 되는 것을 선택해서 하겠지요. 습한 것에 대비해서 시공이라든가 기술적인 퀄리티가 당연히 들어가야 되겠지요. 왜냐하면 전기를 쓰기 위해서 안전해야 되니까.
◇ 최정민: 동굴 조성하면서 인근 공원도 조성했지요.
◆ 김대영: 금광을 캘 때 사용했던 컨베이어 벨트, 이동 수레 등 장비들을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공원에는 안내판의 색깔이 바래진 것을 볼 수 있었고요. 또 관광객들이 찾아올 것을 대비해 카페로 만들 2층짜리 건물은 내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채 4년째 비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건물 외부에는 노란색 현수막이 붙어 있었는데 마을 주민들이 산사태가 발생하면 피할 수 있는 임시 대피소로 사용되고 있는 듯했습니다.
◇ 최정민: 총체적 난국이라는 말인데 결국 금광굴 전기 시설 하나 때문에 이 모든 체험 시설이 무용지물 된 것이네요.
◆ 김대영: 네. 그렇습니다. 설계 단계에서 누전 문제를 예상하지 못했는지 왜 방수 처리를 안 했는지 광양시에 물었습니다. 2016년부터 추진된 사업이기 때문에 당시 담당자가 바뀌었다, 퇴직했다 등의 이유로 한참 동안 답을 받지 못했는데요. 겨우 예산 문제라고 이후에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광양 금광굴 전기 설비 예산은 5000여만 원인데요. 누전 예방을 위해 방수 케이블과 플라스틱 연결관 등을 추가하면 두세 배 정도 예산이 더 드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업을 설계한 용역 업체에도 어떤 자문을 거쳤는지 경위를 물었지만 아무런 답변을 들을 수 없었는데요.
-(담당자): 설계 담당하신 분이 자리에 안 계시거든요.
-(김대영): 설계하신 분께 전화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인터뷰): 일단 전달을 해드릴게요.
◇ 최정민: 답변을 들을 수 없었고. 그런데 동굴 관리도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지요?
◆ 김대영: 전기가 끊긴 이후에 대해 광양시는 매일 문을 열어 환기했다면 누전까지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니까 환기도 제대로 안 한 사실을 인정한 것인데요. 금광굴에 제습기라도 돌렸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인데 제습기를 설치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습니다. 동굴 등의 전기 설비를 하게 되면 터널에 설비하는 기준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고 하는데요. 한국전기안전공사 전남동부지사 김재옥 부장입니다.
-(김재옥): 일정 강도 이상의 절연 전선을 사용해야 하고 전선 상호 간은 이격하여 설치하며 내수성 애자로 이를 지지해야 합니다. 방수형으로 시설해야 하는 등 조건이 있습니다.
-(김대영): 모든 정비 시설이 방수가 되게끔 해야 된다 말씀이신 것이지요?
-(김재옥): 네. 그렇습니다.
◇ 최정민: 그러면 광양시가 이 금광굴 체험 시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궁금해지는데요.
◆ 김대영: 광양시는 금광굴 정비 시설을 다시 보수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습기에 장기간 노출된 AR 체험 시설 장비와 관리 안 된 시설들도 점검이 필요해지면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는데요. 금광굴 체험 시설은 추가 보수를 거쳐 2027년에나 정상 운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광양에서 4년째 지역의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로 지적 받고 있는 광양 금광굴인데요. 이런 체험 시설이 조성되기 전 좀 더 꼼꼼한 계획을 세웠으면 지금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싶습니다.
◇ 최정민: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라고 지적해주셨습니다. 후속 취재 부탁드리고요. 다시 한번 연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소식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대영 리포터였습니다.
최정민 기자 (cj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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