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살린다더니… ‘디딤펀드’ 찬바람

신병남 기자 2024. 10. 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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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활성화를 위해 금융투자협회·자산운용업계가 야심 차게 내놓은 '디딤펀드'가 출시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13억 원 정도만 가입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디딤펀드가 안정적인 중장기 수익을 추구하는 연기금형 자산배분펀드로 분류되는 만큼, 투자자들이 운용사별 운용실적(Track record)을 검증한 뒤 가입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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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7일간 13.2억 가입 그쳐
운용사 25곳 상품 차별성 적고
세제혜택 없어 흥행 부진 예상
전문가들 “기존에 없었던 TRF
장기적 시각서 수익 따져 봐야”

퇴직연금 활성화를 위해 금융투자협회·자산운용업계가 야심 차게 내놓은 ‘디딤펀드’가 출시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13억 원 정도만 가입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정적으로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는 데다, 투자 의무 비율(퇴직연금 위험자산 투자 한도 70%)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상품과 상품구조에서 차별성이 별로 없다는 점이 홀대의 원인으로 꼽힌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세제 혜택과 같은 유인책이 없어 이미 예상됐던 현상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KB 등 15개 운용사가 지난달 25일 신규 출시한 디딤펀드의 설정액(가입 금액)은 지난 2일 기준 고작 13억1900만 원으로 집계됐다. 펀드당 설정액이 100만~5억 원에 그쳐,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 첫날에만 300억 원이 넘는 가입액이 몰렸던 것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디딤펀드는 퇴직연금 활성화를 통한 국민 자산형성이란 목적으로 금투협과 25개 운용사가 지난해부터 기획했다. 주식·채권 등으로 투자 자산을 다양화해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밸런스펀드(BF)’ 유형의 연금 특화 상품으로 주식 비중을 50%보다 낮게 설정해 퇴직연금 계좌에서 100% 한도로 투자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기존 자산배분펀드와 유사한 데다 관련 시장도 5년 사이 3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자산배분펀드의 경우 수익률이 최근 1년 4.35%를 기록해 원리금 보장형 상품보다 높았지만,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비해 투자자 관심도가 크게 낮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디딤펀드에 대한 투자자 관심 저조가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일각에서는 디딤펀드가 안정적인 중장기 수익을 추구하는 연기금형 자산배분펀드로 분류되는 만큼, 투자자들이 운용사별 운용실적(Track record)을 검증한 뒤 가입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초기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세제 혜택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운용사 한 관계자는 “기존에 없던 타깃리스크펀드(TRF) 형태의 신규 펀드이기 때문에 도입 단계에서부터 장기적인 관점에서 펀드 유입을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디딤펀드는 자산운용사가 퇴직연금 수익률을 적극적으로 견인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며 “자산운용업 본연의 역할이라는 측면에서 대단히 의미 있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한편 금투협은 운용사별 디딤펀드 특징을 소개해 투자자 관심을 높일 릴레이 간담회를 개최한다. 오는 7일 신한자산운용을 시작으로 21개사가 이달 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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