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사이시옷] "정신질환 의사 수술 방지책? 질환 자체를 문제 삼는 건 자제해야"

<안준형 변호사>
-대학 마약동아리에 의사도 연루... 마약 투약 후 환자 수술
-마약에 취해서 수술했을 가능성? 음주와 달리 확인 어려워
-승무원은 마약 검사 결과지 제출하나... 의사는 이런 절차 없다
-정신질환 가졌다고 의료행위 제한? 직업 가질 기회 박탈하는 건 차별
-조현병은 충분히 관리 가능. 질환 자체를 문제 삼는 건 자제해야
-수술실 CCTV 의무화? 환자-보호자 요청 있어야만 촬영 가능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MBC 이지선 기자
■ 대담 : 안준형 변호사

◎ 진행자 > [사이시옷] 안준형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 안준형 > 네, 안녕하세요. 안준형입니다.

◎ 진행자 > 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어떤 건가요?

◎ 안준형 > 최근에 대학교 마약 동아리 사건 기억하시죠.

◎ 진행자 > 대학생 마약 연합 동아리.

◎ 안준형 > 해당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에 따르면 동아리 회원이 아닌 사람에게까지 마약이 유통되었었다고 하는데요. 그중에서도 충격적인 게 서울 시내 대형병원 의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해당 의사는 구속되어 기소가 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에서 수련 중인 임상강사로 9년 경력의 안과 전문의였다고 합니다. 해당 의사는 지금 밝혀진 것만 보면 총 3회에 걸쳐서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보이고, 문제는 마약을 투약한 당일에도 병원에 출근해서 7명 가량의 수술을 집도하거나 보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남부지방검찰청에서 발표를 했습니다.

◎ 진행자 > 그렇습니까?

◎ 안준형 > 네, 해당 의사는 엑스터시와 대마 등을 복용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혹시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 수술이 진행된 것은 아닌지 현재 그러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지금 너무 놀란 게 이른바 빅5 병원에서 수련 중인 전문의가 마약을 투약한 당일에 수술까지, 그것도 여러 건 집도를 했다면 이거는 약 기운 때문에 의료사고까지 이어지는 거 아닌지 정말 걱정이 확 들었거든요. 그럴 가능성은 없습니까?

◎ 안준형 > 네, 다행히 아직까지는 해당 의사가 집도한 수술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했다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물론 조사가 더 이뤄져봐야 알겠지만 만약에 마약에 취한 상태로 수술을 하다가 환자에게 문제가 발생했다면 업무상 과실치상의 혐의로 추가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있고요. 해당 검사의 말에 따르면 지금 이게 마약을 투약하고 수술을 한 것 자체가 해당 병원에 대한 업무방해다라고 해서 업무방해로 추가 기소할 생각도 있다고 합니다.

◎ 진행자 > 그 문제의 전문의 의사가 그 시점에 일시적으로 투약을 했던 건지 아니면 지속적인 마약 중독 상태인지는 확인이 됐습니까?

◎ 안준형 > 그거는 사실상 지금 수사를 하고 있다고는 하는데 제가 이제 마약 사건을 많이 다루다 보니까 실무상 이거를 증명하는 건 좀 어려울 것 같아요. 사실 알코올 같은 경우는 혈중알코올 농도를 보통 측정을 하잖아요.

◎ 진행자 > 그렇죠.

◎ 안준형 > 그래서 음주운전 하다가 적발이 되면 호흡이나 혈액을 채취해가지고 이 사람이 어느 정도 취했는지 확인을 가능한 방법이 있는데

◎ 진행자 > 마약은요.

◎ 안준형 > 마약 같은 경우는 그게 좀 어렵고요. 그리고 이게 또 실시간으로 음주운전처럼 그 자리에서 잡힌 게 아니고 이미 과거에 투약하고 수술한 그런 자료만 있을 뿐이잖아요. 그래서 이제 와서 이거를 모발이나 체모를 채취해서 역산해서 수술 당시에 마약에 취해 있었다 아니다를 검사가 입증하는 건 사실상 과학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봐요.

◎ 진행자 > 그렇다면 이 마약을 투약한, 투약을 했던 그런 전력이 있는 의사나 마약에 중독된 사람이 의료행위를 하는 것, 이거 법적으로 문제 있는 거 아닙니까?

◎ 안준형 > 문제가 있죠. 사실은. 사실은 이 마약동아리 사건을 제가 담당하고 있는 사건인데 해당 의사를 제가 변호하는 건 아니고요. 다른 공범을 변호하고 있어서 의사가 이 사건에 관련이 돼 있다라는 걸 저는 한참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기자님들한테도 취재 요청이 되게 많이 왔었는데 수사 과정에 있으니까 제가 함부로 이야기를 못했었는데요. 지금 현행법상으로도 마약법으로 금고 이상의 처벌 등을 받으면 의사 자격이, 의사 면허가 취소가 되게 돼 있어요. 다만 문제는 뭐냐면 처벌을 받은 의사는 자격이 일시 정지되지만 마약을 투약하고 있는 의사들, 아직까지 처벌 전력이 없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아직도 현장에서 수술을 하거나 집도를 하고 있죠. 그런 것들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선 없어요.

◎ 진행자 > 없군요.

◎ 안준형 > 예를 들면 승무원들 혹은 비행기 조종사들 같은 경우에는 최근에는 비행을 하기 전에 음주 측정을 한다거나 주기적으로 마약 검사 결과지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거든요.

◎ 진행자 > 그러면 의사도 수술 전에 검사하면 안 됩니까?

◎ 안준형 > 근데 사실 그런 건 없어요. 수술 전에 알코올을 측정한다거나 마약류 검사를 한다거나 이런 제도는 지금 없기 때문에 지금 시민단체나 여론에서는 이런 것도 도입이 돼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가 있고 제가 볼 때는 의사들이 마약을 하고 수술을 하고 이런 일이 계속해서 반복된다면 병원 자체에서도 나중에는 이런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이건 좀 다른 얘기긴 한데 사실 요즘에 의료대란에다가 의사수 정말 부족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생명을 또 맡기는 거기 때문에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는 부분이 최근 5년간 연평균 6천여 명의 의사가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중에는 조현병과 망상장애 진단을 받은 의사도 포함돼 있다 이런 통계 자료가 언론을 통해 공개됐는데요. 이분들은 의료인으로서 의료행위를 할 자격이 있는 겁니까?

◎ 안준형 > 사실은 이 부분은 저도 말씀드리기가 굉장히 조심스러운데 이런 통계 자료가 있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많은 분들이 염려를 하셨을 거예요. 그런데 조현병이나 망상장애나 이런 정신 질환이 있다라는 것만으로 어떠한 특정한 직업을 가질 기회 자체를 박탈하는 것은 그 자체로 차별의 위험이 있고요. 또 국민들로 하여금 정신과 치료를 망설이게 만들 수가 있어요. 그래서 이런 것들은 오히려 큰 더 부작용을 낳을 수 있거든요. 다만 이제 조현병이라든지 혹은 망상장애 등이 좀 심하다, 정도가 좀 심하고 치료를 받아도 차도가 없는 정도라고 하면 아무래도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직무 수행에 영향이 있을 가능성은 있죠. 물론 의사들도 전문 분야가 다르고 하는 일도 다 달라요. 어떤 의사는 수술을 하기도 하지만 어떤 의사는 수술과 전혀 상관없는 실험실에서 일을 하기도 하고요. 연구를 하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자격 여부를 일률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당연히 문제가 있고요. 다만 수술을 집도하는 전문의 등 이런 직역에 대해서는 정신과적 진단 등을 참고해서 한다거나 취업을 한다거나 개업을 한다거나 하는 등에 있어서 부분적인 제한을 두는 방식으로 보완을 해야 된다라는 의견은 있습니다.
◎ 진행자 > 사실 우리가 뉴스에 나오는 사건 사고들에서 어떤 조현병 환자들의 사고라든가 사건이라든가 이거는 사실 약을 꾸준히 복용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잖아요.

◎ 안준형 > 그렇습니다.

◎ 진행자 > 의사 분들은 충분히 약으로 조절을 하실 거라고 또 믿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안준형 > 맞아요. 이 조현병에 대해서도 편견을 가지면 안 되는 게 조현병은 어디까지나 관리가 가능한 질병이고

◎ 진행자 > 관리가능하죠.

◎ 안준형 > 그렇죠. 약만 꾸준히 먹으면 일상생활 하는데 지장이 없는 경우들도 많으니까요. 단순히 의사들이 정신과 진료를 많이 받았다고? 라고 해서 이거 자체를 문제가 있는 듯이 보도하는 거는 자제를 해야겠죠.

◎ 진행자 > 그런데 제가 또 조금 궁금한 게 변호사들과는 달리 의사들은요. 의료 자격을 박탈한다든가 어떤 징계를 내린다든가 이거를 직역단체가 아니라 정부가 직접 하고 있다고요.

◎ 안준형 > 네, 그렇습니다. 의사면허에 관해서 행정처분은 보건복지부에서 내려요.

◎ 진행자 >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가 하잖아요.

◎ 안준형 > 맞아요. 근데 사실 법적으로 보면 법무부도 변호사에 대한 징계를 할 수는 있거든요. 근데 사실상 법무부가 징계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현실적으로 대부분 변호사협회 차원에서 징계가 이루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몇몇 의사들은 아니 변호사는 변호사들이 징계를 하는데 왜 의사만 국가에서 징계를 합니까? 이런 비판을 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하더라고요.

◎ 진행자 > 그래서 이 자료 조현병과 망상장애 진단 등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의사들 자료가 공개된 다음에 대한의사협회가 입장을 냈습니다. 그 내용 설명 좀 해주시죠.

◎ 안준형 > 대한의사협회가 해당 자료가 나온 다음에 바로 입장을 냈는데요. 의사협회의 의견은 이렇습니다. 많은 의료 종사자가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발표를 통해 정신질환에 대한 낙인을 조장하고 의사들을 악마화하며 국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켜서는 안 된다라고 비판을 했습니다. 이 부분도 이해는 가는 부분이긴 하지만 국민들이 좀 염려하는 부분도 있다라는 것도 의사협회에서 알아야 될 것 같아요.

◎ 진행자 > 의료법 얘기 나올 때 항상 따라붙는 이야기 중에 하나가요. 의료 사고 그리고 그에 대한 입증 책임 문제인 것 같아요.

◎ 안준형 > 맞습니다.

◎ 진행자 > 이와 관련해서 수술실 내에 CCTV 설치하는 것이 의무화 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는데 그럼 지금은 의료사고 발생했을 때 환자들이 해당 영상 전부 확인할 수 있는 겁니까?

◎ 안준형 > 참 이것도 좀 문제가 많은데요. CCTV 관련법이 2021년 8월에 국회를 통과했고 2년의 유예기간을 걸쳐서 지난해 9월부터 본격 시행이 됐는데 문제는 CCTV는 반드시 설치해야 되는 건 맞아요. 그런데 지난번에 36주 차에 낙태한 유튜버 사건에서 보면 그 병원에 CCTV 설치가 안 되어 있었거든요.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있고, 또 환자나 보호자의 요청이 있을 때 수술 장면을 촬영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요청이 없는 경우에는 CCTV는 설치는 했지만 촬영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서 실제로 의료 분쟁에서 CCTV 확보를 못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습니다.

◎ 진행자 > 그럴 경우에 설치법은 지켰는데 촬영이 안 되게 한 거는 처벌 대상이 아닌 건가요?

◎ 안준형 > 네, 지금까지 법에서 환자나 보호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촬영을 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 진행자 > 편법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군요

◎ 안준형 > 그렇죠. 근데 환자 입장에서 보면 내 생명을 담보로 집도하는 의사한테 수술 전에 강력하게 CCTV 촬영을 요청하는 게 좀 부담스럽거나 어려울 수 있어요. 그래서 이건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이죠.

◎ 진행자 > 반면에 의료계는요. 의료 분쟁으로 인한 사법리스크 때문에 필수의료가 붕괴되고 있는 거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잖아요. 이 과정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될 포인트 어떤 게 있을까요?

◎ 안준형 > 일단 의사들이 과한 손해배상으로 인해 수술에 소극적일 수 있다라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이런 소송을 완화하는 것에 대해서 소극적인데요. 이런 것들은 사실 추후에 의료사고 보험 등으로 적용을 확대해서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소송에 있어서 환자들의 입증책임을 완화해서 환자들이 억울한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당정이 의료사고처리특례법도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밝혔으니까 지켜보죠.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안준형 변호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안준형 > 네, 감사합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