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타자 철수 지시, 신개념 항의법 창조...이강철 감독에게 왜 그랬냐 물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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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항의하는 거 아니라고 말했죠."
어찌됐든 이 감독은 '신개념 항의'의 문을 열게 된 격이 됐다.
이 감독은 "심판들에게 '나 항의하는 거 아니다'라고 정확히 말했다"고 하며 웃었다.
이 감독은 이어 "심판들도 보는 게 다를 수는 있다. 다만, 그 상황에서는 어디로 뛰라는 건가. 더군다나 악송구지 않았나. 그것까지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여기에 심판이 스리피트가 아니고 단순히 '수비방해'라고 방송을 하니 (더 납득할 수 없었다)"라고 말하며 당시 상황에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었음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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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나 항의하는 거 아니라고 말했죠."
누가봐도 화난 것 맞고, 항의하는 거 같은데 항의가 아니었다니. 어찌됐든 결말은 '해피엔딩'이었다. 그러니 웃으며 그 상황을 설명할 수 있었다.
KT 위즈가 새 역사를 썼다. KT는 2일과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 2차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2015년 와일드카드 제도가 생긴 후, 10번째 도전 만에 5위팀이 처음으로 4위팀을 '업셋'하는 기적이 연출됐으니, KT 선수단은 마치 우승을 한 것처럼 기뻐할 수밖에 없었다.
우여곡절이 있었다. 1회 이강철 감독이 타자 장성우를 타석에서 철수시켜버린 것. 장성우는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더그아웃 앞에서 이 감독에게 붙잡혀 있었다.
사연은 이랬다. KT는 1회부터 선취점 찬스를 잡았다. 1사 후 2번 로하스가 3루 땅볼을 치고 열심히 뛰었다. 두산 3루수 허경민의 볼 처리가 매끄럽지 않았고, 송구가 옆으로 빠졌다. 로하스는 2루까지 진루.
최초 판정은 원히트 원에러. 3루수 허경민의 실책이었다. 하지만 양석환이 두산 벤치쪽에 비디오 판독 사인을 했다. 로하스의 주루 플레이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었다.
심판진은 두산이 스리피트 위반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고 했다. 그리고 한참있다 결과는 번복됐다. 로하스의 아웃. 최수원 심판은 마이크를 잡고 양석환이 포구를 할 때 로하스의 몸이 양석환의 글러브에 닿았다며 수비 방해라고 설명했다.
갑자기 대기 타석에 있던 장성우가 벤치로 들어갔다. 이 감독이 불러들인 것이다. 경기 극초반이라 비디오 판독에 대한 항의를 했다 퇴장을 당할 수는 없고, 억울함은 표시를 하고 싶었던 듯 장성우가 타석으로 가지 못하게 했다. 어쩔 수 없이 심판들이 3루 더그아웃쪽으로 모였고, 이 감독은 뭔가 할 말을 했다.
일단 로하스와 양석환의 글러브가 닿은 건 100% 팩트. 규정을 보면 비디오 판독 센터의 결정에 대한 근거가 있다. 야구 규칙에는 주자가 스리피트 라인을 위반해 1루로 던진 공을 받는 과정 방해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아웃으로 선언할 수 있다. 로하스가 막판 주로를 틀었고, 그 과정에서 양석환의 글러브를 터치한 것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KT 입장에서는 로하스는 열심히 뛴 것 뿐이고, 악송구였는데 그걸 수비 방해로 판정해버리면 어떻게 플레이를 하느냐는 주장을 할 수 있었다.
어찌됐든 이 감독은 '신개념 항의'의 문을 열게 된 격이 됐다. 일단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가지 않았고, 언성도 높이지 않았으니 항의라고 보기 애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심판들을 다 모이게 했고, 자신이 화났다는 건 충분히 보여줬으니 '항의 효과'는 100% 누렸다.
이 감독에게 이 장면에 대한 설명을 부탁했다. 이 감독은 "나가면 퇴장이니"라고 했다. 중요한 경기, 1회부터 퇴장당하는 모험을 할 수 없었다는 의미. 일단 흥분해 뛰쳐나가려는 이 감독을 뒤에서 움켜잡은 김태균 수석코치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그러면서도 끓어오르는 분노를 표출은 하고 싶어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한 거라고. 이 감독은 "심판들에게 '나 항의하는 거 아니다'라고 정확히 말했다"고 하며 웃었다.
이 감독은 이어 "심판들도 보는 게 다를 수는 있다. 다만, 그 상황에서는 어디로 뛰라는 건가. 더군다나 악송구지 않았나. 그것까지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여기에 심판이 스리피트가 아니고 단순히 '수비방해'라고 방송을 하니 (더 납득할 수 없었다)"라고 말하며 당시 상황에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었음을 알렸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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