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을 위한 변명] WC 최초의 4위팀 ‘업셋’ 희생양이지만, “이승엽, 나가“라는 말을 들을 정도는 아니다
이에 격분한 일부 두산 팬들은 경기 후 도열해 인사하는 이승엽 감독과 선수단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이승엽, 나가”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분이 풀리지 않은 일부 팬들은 잠실구장을 둘러싸고 이 감독의 퇴진의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경기 종료 후 1시간이 훌쩍 넘겨서도 선수단 전용 출입구 주변에서 “이승엽, 나가”를 외쳤다.
요즘 감독이 맘에 들지 않으면 “나가”라고 외치는 게 유행인가 보다. 선임 과정에 큰 논란을 빚은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도 사령탑으로 처음 치른 오만전에서 시종일관 관중들로부터 “홍명보, 나가”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적어도 홍명보 감독은 그런 말을 들을 만 했다. 선임 일주일 전만 해도 축구협회의 주먹구구식 운영을 비판했던 당사자가 면접 과정도 없이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의 독단적인 선임 제의를 응했으니 정당성에 큰 결여가 있으니 팬들은 그에게 “나가”라는 말을 한 것이다.
지난 2일의 1차전은 선발 곽빈의 조기 강판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패배였다. 그렇다고 해서 이승엽 감독이 1차전 선발을 곽빈을 선택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곽빈은 평균자책점은 4.24로 다소 높지만, 15승9패로 원태인(삼성)과 함께 리그 공동 다승왕에 오른 ‘토종 에이스’다. 게다가 올 시즌 KT를 상대로 6경기에 등판해 무려 5승 평균자책점 1.51을 기록한 ‘KT 킬러’였다. 곽빈의 1차전 선발 등판은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오히려 곽빈을 두고 다른 투수를 선발로 내세웠다가는 더 큰 비판에 직면할 수 있었다.
세 번째 투수 이병헌이 6회 선두 타자 로하스에게 2루타를 맞고, 1사 3루에서 강백호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한 점을 내준 것 역시 비판할 수 없는 부분이다. 좌완인 이병헌에게 좌타자 강백호를 상대하게 한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통한의 실점 후 이승엽 감독은 김강률에게 1이닝, 마무리 김택연에게 2.1이닝을 맡겨 KT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1점을 내준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지만, 2차전에서의 투수 운영 역시 흠잡을 데는 없았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해 부임 후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엔 성공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 시즌엔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올라 1차전에 패하며 가을야구를 마쳤고, 올 시즌엔 한 단계 오른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맞이했지만, 타선 침묵으로 인해 또 한 번 일찍 가을잔치를 끝내고 말았다.
이승엽 감독의 계약 기간은 내년까지다. 과연 계약 마지막 해인 내년 시즌엔 이승엽 감독에게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까. 첫 두 시즌의 실패가 이승엽 감독에게 어떤 약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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