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김정일 맞잡은 손 '번쩍'…"금단의 선 넘었다" 평화에 한 발짝[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상호존중과 신뢰' '평화' '협력'
이런 상황에서 진행된 '2007년 남북정상회담'은 남북 관계를 되돌릴 기회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남북분단 이후 대한민국 국가 원수로서는 최초로 육로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으로 향했다. 군사분계선을 통과하기 전 그는 "저는 이번에 대통령으로서 이 금단의 선을 넘어갑니다"라고 말하며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남북 관계를 염원했다.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으로 향한 노 전 대통령은 이후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 만났다.
본격적인 회담은 방북 이튿날부터 시작됐다. 10월 3일 오전과 오후 두 번에 걸쳐 두 차례 정상회담이 치러진 후 다음 날인 4일 오전까지도 양측 실무진은 선언문 문구 조율 작업을 거쳤다.
마지막 날인 10월 4일 오후 1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이 머무는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했다. 두 정상은 인사를 마친 뒤 준비된 서명식장에 들어섰고 테이블에 마주 앉아 서명을 시작했다.
당시 현장에는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김만복 전 국정원장, 백종천 전 청와대 안보실장이 함께했다. 북측에서는 내각 총리, 인민무력부장, 통일전선부 부장이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봤다.
정치·군사 부문 외에도 △서해 북방한계선(NLL) 공동어로수역 설정 △이산가족 상봉 확대 및 영상 편지 교환사업 추진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남북경제 협력사업 확대 △개성공단 2단계 개발 착수 △남북조선협력단지 건설 계획 △백두산 관광 등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있다.
이행을 위한 남북공동협의기구인 '남북 총리회담' 개최와 부총리급의 '남북경제 협력 공동위원회' 운영도 약속했다.
10.4 남북공동선언은 김대중 정부의 6.15 남북공동선언을 더욱 구체화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전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정치· 군사 부문에 대한 논의가 두드러진다는 점이 특징이기도 하다.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방대하고도 구체적인 합의를 이뤄냈으나 일각에서는 평화와 번영에 대한 원론적인 문제에 치중했고 이행을 위해서는 추가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노 전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을 시점에 선언이 발표된 터라 연속성을 발휘하기 어려웠다는 한계도 거론됐다. 실제로 북한은 다음 정부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거부했고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을 계기로 남북 관계는 경색됐다.
이후 10여년이 지난 시점인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발표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판문점 선언)'이 10.4 남북공동선언 내용을 계승했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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