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되셨어요?”…‘흑백요리사’ 열풍 심상치 않다 [일상톡톡 플러스]
흥미로운 대결서 나오는 긴장감
예측불가 전개 호평…파생 효과도
넷플릭스가 선보인 오리지널 요리 서바이벌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흑백요리사)이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한 출연진과 큰 규모의 촬영장은 물론 흥미로운 대결 구도에서 나오는 긴장감, 예측 어려운 전개로 호평받으며 다양한 파생 효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흑백요리사'는 공개 직후인 지난달 16∼22일과 2주째인 23∼29일 연속해서 넷플릭스 비영어권 시리즈물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것으로 집계됐다.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가 2주 연속으로 세계 1위에 오른 것은 올해 4월 '기생수: 더 그레이' 이후 5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예능으로 비교군을 한정하면 2주 연속 세계 1위는 2023년 2월 '피지컬:100' 시즌1 이후 처음이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뉴스 기사와 동영상 클립, SNS 게시글 숫자 등을 분석해 산정하는 화제성 지수에서도 '흑백요리사'는 공개 2주차에 8만100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3월 공개된 '더 글로리' 파트2 이후 넷플릭스의 모든 오리지널 시리즈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공개 1주차에 비해 화제성 지수가 66.1% 급등해 앞으로의 반향이 더 주목된다.
'흑백요리사' 시청자들은 거대한 세트장과 식재료들에서 느껴지는 규모감, 화려한 출연진,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흑수저' 요리사들의 흥미로운 서사 등을 재미 요소로 꼽는다.
두 심사위원이 검은 천으로 눈을 감은 채 맛을 보고 두 요리의 우열을 정하거나 편의점에서 파는 재료만으로 요리 경연을 펼치는 등 이색적인 규칙에서 나오는 볼거리도 박수갈채를 받고 있다.
이미 각자의 영역에서 명장이나 대가로 불리며 두 심사위원과 견줘도 부족하지 않은 '백수저' 요리사들이 보여주는 겸손한 태도와 도전 정신이 감동적이라는 평가도 많다.
이 프로그램은 두 심사위원의 의견이 엇갈리고 충돌하는 모습을 빈번하게 보여줌으로써 맛이란 주관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탈락자에게도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온라인에선 유명 출연자가 경연 초반에 탈락했음에도 오히려 경연 참가를 마다하지 않은 데 박수를 보내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관련 유튜브 영상에 '태산이 한 줌 깎여도 태산'이라고 극찬하는 댓글이 달리자 많은 이들이 공감을 표했다.
프로그램이 화제가 되면서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파생 콘텐츠와 상품이 줄을 이어 등장하고 있다.
가장 흔히 눈에 띄는 것은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콘텐츠다. 심사위원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비롯한 여러 출연자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중인 만큼 관련 콘텐츠가 생산되고 있다.
백 대표의 채널에는 지난달 20일 공동 심사위원인 안성재 모수 서울 셰프가, 같은 달 27일 '백수저' 출연자 여경래 홍보각 셰프가 각각 출연해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흑백요리사' 출연자가 등장하는 수많은 콘텐츠와 출연자가 운영 중인 식당 방문기, 출연자의 대사를 편집한 쇼츠 등이 연일 새로 등장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인기에 발맞춘 기업들의 마케팅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 CU는 '흑백요리사' 8회에서 한 출연자가 편의점에서 구한 재료만으로 만들어 패자부활전에서 1위를 차지한 디저트 '밤 티라미수'를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식당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은 애플리케이션 메인 화면에 '흑백요리사' 탭을 새로 만들어 출연자들의 사진과 함께 이들이 운영하는 식당을 모아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흑백요리사' 열풍은 서점가에도 서서히 상륙 중이다. 아직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상위 200위 안에 들진 못했지만, 출연자들의 일부 요리책이 눈에 띌만한 실적을 내고 있어서다.
출연자 중 한명인 요리 유튜버 최강록 씨가 낸 '최강록의 요리 노트'가 시선을 끌고 있다. 프로그램 방영 후 베스트셀러에서 단숨에 요리 분야 1위에 올랐다.
지난해 8월에 출간된 이 책은 방영 전주 100부 안팎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나 방영 후에는 2천부 가까이 팔리는 등 프로그램 혜택을 톡톡히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흑백요리사' 출연자가 쓴 책들이 많지는 않지만, 프로그램이 종영하는 내주까지 관련서 일부가 좀 더 주목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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