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포럼] 출연硏 블라인드 채용 잔재 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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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필자는 정부 출연연구기관 인사들과 의견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이스라엘 다음으로 세계 2위를 기록하는 등 R&D투자는 세계 최고 수준이나 R&D생산성은 아직 미흡하다고 우려하는 가운데, 이들은 특히 출연연의 R&D생산성 제고를 위해선 연구자 채용 방식부터 혁신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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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2017년 문재인 정부는 채용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공공부문에 블라인드 채용방식을 도입했는데, 출연연도 여기에 포함됐다. 그 당시 출연연들은 지원자의 연구역량이나 전문성 파악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표명한 바, 출연연에선 연구역량 확인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출연연에 블라인드 채용방식은 도입되었고, 이는 작은 사고까지 불러일으킨다. 2019년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블라인드 채용에서 중국인이 최종 면접까지 올라온 것이다.
신정부의 블라인드 채용 폐지 방침 이후 과기정통부 등은 출연연의 새로운 채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에 의하면 출연연은 지원자의 연구실적과 전문성을 확인하는 항목에 한해 블라인드를 적용하지 않는다. 이후 블라인드 채용상 부작용이 많이 사라지면서 출연연은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연구역량이 높은 지원자를 뽑을 수 있게 되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선 아직도 개선할 점이 많다고 한다. 나이, 성별, 출신 지역 등 일부 정보가 블라인드로 처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는 연구역량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이를 밝히지 않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지원자가 20대냐, 30대 후반이냐는 출연연 내 연구팀 구성이나 지원자의 미래 연구경로 설계 등과 관련 중요한 사항이 될 수도 있다. 출연연의 구체적 상황에 따라 어떤 경우는 20대를 선호할 수도 있고 다른 경우는 30대 후반을 선호할 수도 있는데, 현재 방식은 출연연의 구체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출신 지역도 문제다. 특히 우리말을 쓰는 외국인 구별이 쉽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한다. 예를 들어 우리말을 쓰는 중국인이 지원한 경우가 문제다. 출연연이 처음부터 중국인을 뽑을 생각이었다면 몰라도 아니라면 이는 잠재적 기술유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실제 면접에선 아직 블라인드 채용방식의 관행이 남아 있어 이의 해소도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면접자들은 지원자의 논문지도교수 이름이나 논문 작성과정상 타 연구자와의 협력 등 구체 정보 질문을 주저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장기 고용계약에서는 채용자와 지원자 간 정보 비대칭이 극도로 커진다. 지원자의 채용자에 대한 정보 대비 채용자의 지원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완전정보하에서도 지원자의 '도덕적 해이' 가능성으로 인하여 채용자는 지원자에 대한 정보 파악이 어려울 수 있다. 하물며 지원자의 전공이나 연구역량을 정교하게 파악해야 하는 연구기관에선 정보비대칭은 큰 문제다. 재직기간이 수십년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인위적 불완전정보 상태를 만들어 연구자를 채용한다면 이는 R&D생산성을 해칠 수 있다. 최적의 연구자를 뽑아 좋은 연구실적을 많이 내는 경우 대비 결과적으로 국민 세금을 낭비하는 일이 될 것이다.
미국·일본·유럽이 제조업 부흥정책으로, 중국은 신질생산력 정책으로 우리에게 도전해 오는 상황에서 R&D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핵심은 사람이다. 출연연의 블라인드 채용의 잔재는 사라져야 한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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