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무역기술장벽 완화는 수출길 여는 첨병

2024. 10. 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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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무역은 국지적으로 이뤄졌지만, 15세기 후반부터 '대항해시대'라고 불리는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 진출은 세계 경제구조 변화의 서막이었다.

그 이후 세계 각국은 무역뿐만 아니라 투자, 금융, 기술, 노동력 이동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복잡하게 얽혀 서로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구조를 가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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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무역은 국지적으로 이뤄졌지만, 15세기 후반부터 '대항해시대'라고 불리는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 진출은 세계 경제구조 변화의 서막이었다. 그 이후 세계 각국은 무역뿐만 아니라 투자, 금융, 기술, 노동력 이동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복잡하게 얽혀 서로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구조를 가지게 됐다.

역사적으로 세계 각국의 무역에 대한 욕구는 종종 무력 충돌로 이어지기도 했다. 19세기 중반 영국과 중국 간 아편전쟁은 무역 갈등에서 비롯된 대표적 사례이며, 일본이 1876년 조선을 압박해 강화도조약을 체결한 것도 무역이 주요 목적이었다. 최근 미·중 갈등 역시 무역 분쟁에서 시작돼 지정학적·안보적·이념적 대립으로 확대되고 있다.

1948년 출범한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T)은 자유무역주의, 무차별주의, 다자주의 등 기본 원칙을 바탕에 두고 관세 인하를 근간으로 국제 무역을 촉진했다. 그러나 무역 분쟁을 조정·중재할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한계로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창설됐다. 이 기구는 GATT의 문제점을 상당 부분 해소해줬으나 무역기술장벽(TBT)과 같은 비관세 장벽은 무역의 새로운 장애가 되고 있다.

TBT란 국가 간 서로 다른 기술 규정과 적합성 평가로 인해 무역에 장애 요인이 되는 것을 지칭한다. 일부 국가는 건강과 안전 보호, 환경보호 등으로 교묘하게 포장해 자국 기업에 유리한 기술 규제를 도입하려고 한다. WTO 회원국들은 국제 표준과 부합하지 않는 기술 규제를 도입할 경우 다른 회원국들에 알려야 하며 이를 'TBT 통보문'이라고 한다. WTO 출범 초기 10년 동안 통보문 건수는 연 1000건 미만에 머물렀으나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3년에는 4000건을 돌파했다. 현재는 TBT가 관세보다 실질적으로 높은 무역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 비중은 35.7%로 수출이 국가 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회귀와 ESG 경영, 생산자책임제도(EPR), 공급망 실사법, 화학물질 규제 등 수출 상대국의 신규제 정책은 우리나라 수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글로벌 기술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먼저 수출기업이 해외 기술 규제를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불합리한 TBT는 국제 규격보다 엄격한 기술 규정이나, 원산지와 무관하게 적용된다.

우리나라 정부는 10여 년 전에 국가표준기본법에 'TBT 대응 시책의 추진'을 명문화해 TBT 관련 정보 수집과 분석, 대응 체계 구축과 이에 필요한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훈련을 제도화했다. 또한 수출 상대국과의 다자 및 양자 협상을 통해 TBT를 완화했으며, 우리나라 의견이 국제 표준에 반영되도록 국제기구에서의 민간 활동을 적극 지원해왔다. 그 결과 현재 우리나라의 TBT 대응 체계는 어느 국가와 비교해도 손색없다.

향후 제조 산업뿐만 아니라 신산업 분야에서 나타날 수 있는 TBT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산업별로 기업·연구기관·정부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고 범부처 차원의 공동 대응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이와 같은 도전적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국가기술표준원이 수출 첨병으로서 역할에 자긍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것을 기대한다.

[이용규 중앙대 융복합표준정책학과 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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