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합작` 초파리 뇌 지도 완성

이준기 2024. 10. 3. 15: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4만개에 달하는 초파리의 신경구조 전체를 담은 뇌 지도 '커넥톰(Connectome·신경 배선도)'이 완성됐다.

서배스천 승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공동연구책임자)는 "뇌 전체 신경 배선도를 수작업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AI 발전으로 이것이 가능해졌고, 이는 AI가 신경과학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초파리 뇌 지도는 생쥐 뇌 전체 신경 배선도를 만드는 데 있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제연구팀, 네이처에 논문 발표
전자현미경 사진 14만장 분석
신경세포 유형 4581종 첫 발견
초파리의 뇌 모습. 미 프린스턴대 제공
초파리 뇌 전체 신경 배선도(커넥톰). 미 프린스턴대 제공
뉴런 13만9255개로 이뤄진 성체 초파리의 뇌로, 5450만개의 시냅스로 연결돼 있다. 미 프린스턴대 제공

14만개에 달하는 초파리의 신경구조 전체를 담은 뇌 지도 '커넥톰(Connectome·신경 배선도)'이 완성됐다. 초파리는 인간과 70%의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어 초파리 뇌 지도 완성은 인간 뇌질환과 뇌 발달 연구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배스천 승(승현준)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말라 머시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 '플라이와이어 컨소시엄'은 3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9편의 논문을 통해 약 14만개에 달하는 뇌세포와 5000만개 이상의 시냅스 정보를 담은 초파리의 뇌 지도를 공개했다.

이 연구결과는 모두 9개 논문으로 나눠 특별호로 게재됐다. 초파리 뇌 지도 완성은 1982년 302개의 뉴런으로 이뤄진 예쁜꼬마선충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에 국제 학술지에 초파리 유충의 뇌 지도가 공개된 데 이어 다 자란 성체 초파리의 뇌 지도까지 완성된 것이다.

몸 길이가 수㎜에 불과한 작은 곤충인 초파리의 뇌는 뉴런 수가 인간 뇌의 100만분의 1도 안 되지만, 비행과 탐색, 사회적 상호작용, 짝짓기 구애 등 다양하고 복잡한 행동을 하며, 학습과 생체리듬 유전자 등 인간 유전자와 약 70%를 공유한다. 이런 초파리 연구의 중요성 때문에 지금까지 10명의 과학자가 초파리 연구로 6차례 노벨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전체 폭이 1㎜도 되지 않는 암컷 초파리의 뇌를 40나노미터 두께로 얇게 잘라 고해상도 전자현미경으로 스캔해 2100만장의 사진을 제작했다. 이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13만9255개의 뉴런 모양과 이들 뉴런을 서로 연결하는 5450만개의 시냅스를 추출했다.

배준환 서울대 기초과학연구원 박사(공동연구자)는 "AI가 전자현미경 사진 속 개별 뉴런의 정보를 분석하고, 이를 합쳐 뇌 전체를 3차원으로 재구성한 다음, 개별 뉴런 간 연결선들을 찾아내 전체 커넥톰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서배스천 승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공동연구책임자)는 "뇌 전체 신경 배선도를 수작업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AI 발전으로 이것이 가능해졌고, 이는 AI가 신경과학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초파리 뇌 지도는 생쥐 뇌 전체 신경 배선도를 만드는 데 있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통해 6년 만에 초파리 뇌 지도를 완성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초파리 뇌 전체 신경 배선도를 분석해 8453개의 세포 유형을 확인했다. 8453개의 신경세포 유형 중 4851개 유형은 이전에 발견되지 않은 영역이었다.

과학계에선 초파리 뇌 지도를 통해 인간 뇌에 대해 보다 많은 것들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초파리 뇌 지도에 이어 생쥐, 사람의 뇌 지도도 만들 수 있는 날이 성큼 다가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서배스천 승 교수는 "우리는 초파리 커넥톰을 통해 전례 없이 상세하고 깊이 있게 뇌를 이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초파리 뇌 지도 연구에는 서배스 천 교수를 주축으로 이기석 제타AI 박사, 배준환 서울대 기초과학연구원 박사, 김진섭 성균관대 생명과학과 교수 등 한국인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