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레바논 지상전서 첫 전사자…2006년 악몽 재현?
이현식 D콘텐츠 제작위원 2024. 10. 3. 12:57
▲ 지상전 돌입한 이스라엘군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상대로 제한적 지상전에 돌입한 이스라엘군에서 전사자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헤즈볼라도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가운데 양측의 전투가 격렬해지면서 이스라엘이 당초 밝힌 전쟁 목표는 완수하지 못한 채 장기전에 발목이 잡혀 헤즈볼라의 힘만 키워주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군이 2일(현지시간) 레바논 내 지상 작전에서 8명이 전사했다고 밝혔다며, 전사자 발생이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당초 국경 근처에서 헤즈볼라의 군사 인프라를 파괴하는 것이 이번 작전의 목표라고 설명했지만, 전문가들은 사상자가 늘어나면 공세의 강도와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는 겁니다.
WP는 특히 전사자 발생이 2006년 레바논 침공 때의 '악몽'을 되살릴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이스라엘은 당시 헤즈볼라에 납치된 자국군을 구출하기 위해 레바논을 침공했지만, 국경을 넘은 첫 번째 탱크가 폭탄 공격을 받아 4명이 전사한 것을 시작으로 34일간 전면전이 이어졌습니다.
결국 이스라엘은 고전 끝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레바논에서 철수한 바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납치된 군인을 구출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확전으로 상당한 피해를 봤고, 헤즈볼라는 되려 이 전쟁으로 군사·정치적 역량을 크게 키우면서 레바논에서 집권 세력에 준하는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습니다.
WP는 이스라엘군이 현재까지는 제한적이고 국지적이며 표적화된 '지상 급습'(ground raids)이라고 이번 작전을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로 국경에 집결해있는 탱크와 병력은 더 큰 규모의 침공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작전이 결국 소규모 접전 끝에 교착상태에 빠지고 전쟁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의 30개 마을에 소개령을 내렸고, 기갑부대도 전투에 합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스라엘군 고위 정보장교 출신인 국제 반테러연구소의 미리 아이신 연구원은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의 홈 그라운드인 레바논 남부의 전투에 갇힐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헤즈볼라는 2006년 이후 국경 인접 마을을 요새화하고 대부분이 시아파인 주민들도 헤즈볼라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스라엘이 이곳에서 장기전에 말려들 수 있습니다.
보안·위험관리 컨설팅 회사 르벡인터내셔널의 정보 책임자 마이클 호로비츠는 "이스라엘이 군사적 선택만 추구한다면 장기전의 위험을 피할 수 없다"며 "레바논에 갇히는 것을 피하고 싶다면 외교적 선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현식 D콘텐츠 제작위원 hyunsi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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