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렉라자' 美 약가 연간 3억원…빅파마 약보다 비싸게 판다
경쟁약물 '타그리소'보다 비싸…"환자 부담 가중" 우려도
미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첫 항암제인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현지 약가가 연간 약 3억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국내 약가(연간 약 7500만원)의 4배가량으로, 경쟁 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보다도 비싸다. 국산 신약이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 제품 대비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단 점에선 긍정적 평가가 나오지만 환자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단 우려가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미국 제품명 라즈클루즈) 30정(1개월 복용분) 가격은 1만8000달러(약 2400만원)로 책정됐다. 이를 연간 약가로 환산하면 21만6000달러(약 2억9000만원) 수준으로 국내 약가 약 7500만원의 약 4배에 달한다.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의 30정 가격이 1만7000달러(약 2250만원)·연간 약가 20만4000달러(약 2억7000만원)에 달하는 걸 고려했을 때 이보다도 비싸다. 이전까지 국내 업계에선 렉라자의 미국 1년 약가를 약 10만달러(1억3200만원) 내외로 가정해왔는데, 최종 연간 약가는 이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렉라자는 국내 바이오 기업 오스코텍이 개발해 2015년 유한양행에 기술이전한 약물이다. 이후 유한양행은 2018년 J&J(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이노베이티브 메디슨(구 얀센)과 렉라자 관련 글로벌 판권 계약을 체결,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유한양행에서 전망하는 미국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5조원에 달한다.
앞서 지난 8월 렉라자와 J&J(존슨앤드존슨)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병용요법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국소 진행성 및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 대상 1차 치료제로 승인받은 바 있다. FDA 시판 허가를 따낸 유한양행은 미국 시장에 진출한 '첫 국산 항암제' 타이틀을 갖게 됐다. 이번 승인으로 유한양행은 얀센으로부터 800억원 규모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하게 됐다. 제품 판매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다.
국산 신약 판매가가 시가총액 300조원이 넘는 글로벌 빅파마 제품보다 높단 건 그만큼 가치가 인정받았단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렉라자가 리브리반트와 병용으로 사용되는 만큼 단독 요법인 타그리소 대비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앞서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의 '의약품 가격 비교 추정' 자료를 보면 연간 약가 추정액은 타그리소 21만6408달러(약 2억8600만원), 리브리반트 26만1000달러(약 3억4600만원),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47만7408달러(약 6억3200만원)에 달한다.
시장에선 렉라자의 경쟁력 확대 요소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 등재와 향후 임상 데이터 결과를 꼽는다. NCCN은 미국 내 국립 암 센터 및 연구소 등 30여개 기관의 연합체로, NCCN 가이드라인은 질병 예방·진단 및 환자 상태에 어떤 약물을 우선적으로 사용할 지 그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 앞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NCCN 가이드라인 내 1차 치료 옵션 중 '권장 치료 요법'(Other Recommended)으로 등재됐는데 이는 타그리소의 '선호요법'(Preferred)보다는 한 단계 낮은 등급이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타그리소와 점유율 경쟁을 하기 위해선 (NCCN 가이드라인의) 선호요법 등재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 및 근거를 갖춰야 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경제성이 요구된다. 내년 상반기 전체생존기간(OS) 중간값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므로 향후 임상 결과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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