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오스카처럼 세계적인 선수 되지 말란 법 있나요” 홍윤상이 자신감과 미소를 되찾았다 [이근승의 믹스트존]

이근승 MK스포츠 기자(specialone2387@maekyung.com) 2024. 10. 3.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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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상(22·포항 스틸러스)이 환한 미소와 함께 자신감을 찾았다.

홍윤상은 10월 1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진 2024-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2차전 상하이 하이강과의 맞대결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포항의 3-0 완승에 앞장섰다.

홍윤상은 이날 오른쪽 미드필더로 82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홍윤상은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오스카가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중국 슈퍼리그 1위 상하이를 상대로 거침없는 활약을 펼쳤다. 빠른 발을 활용한 뒷공간 공략, 짧고 간결한 패스로 득점 기회 창출,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운 전방 압박과 수비 가담 등 만점 활약이었다. 홍윤상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포항 스틸러스 홍윤상. 사진=이근승 기자
홍윤상.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홍윤상.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상하이전에서 3-0으로 완승했다.

중국 원정에서 치른 ACLE 첫판에서 패했었다. 2차전은 홈에서 치렀다. 각오를 철저히 하고 나왔다. ‘꼭 이겨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팀원들과 하나로 똘똘 뭉쳐서 이긴 듯하다. 기분이 좋다.

Q. 전반전은 0-0으로 마쳤다. 하프타임에 라커룸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나.

박태하 감독께서 전술적인 피드백을 주셨다. 선수들에게 자신감도 더해주셨다. 상대는 중국 슈퍼리그 1위를 내달리는 강호였다. 마음을 단단히 하고 자신감 있게 부딪힌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

Q. 승부의 쐐기를 박은 득점을 터뜨렸다.

요즘 골이 안 터져서 고민이 많았다(웃음). 팀 승리에 힘을 보탠 골을 터뜨려서 정말 좋은 것 같다.

홍윤상.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9월 17일 ACLE 1차전 상하이 선화 원정에선 1-4로 패하지 않았나. 당시 리그에서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로테이션을 가동했었다. 그때 분위기 어땠나.

리그에서 6연패에 빠진 상황이었다.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게 사실이다.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주저앉을 순 없었다. 동료들과 어떻게든 팀 분위기를 바꾸고자 온 힘을 다했다. 그게 ACLE 1차전을 마치고 치른 강원전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 강원전을 시작으로 3연승 중이다. 이 흐름 계속 이어가겠다.

Q. 홍윤상에게도 6연패 기간은 아주 힘들었을 듯한데.

정말 힘들었다. 축구를 시작하고 6연패를 당해본 게 처음이었다. 팀도 마찬가지였다. 포항은 지는 것에 익숙한 팀이 아니다. 그런데 어쩌겠나. 6연패의 원인은 우리에게 있었다. 나부터 무엇이 문제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훈련장에서부터 모든 걸 쏟아냈다. 6연패를 극복한 건 큰 경험으로 남을 것 같다.

포항 스틸러스 완델손이 선제골을 터뜨린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ACLE 2차전 승리로 3연승이다. 경기력도 아주 좋다. 팬들이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6연패는 몰래카메라가 아니었나’ 한다.

팬들 덕분이다. 팬들은 우리가 경기력과 결과 모두 놓치고 있을 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셨다. 경기장에 도착한 순간부터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경기가 시작되면 아주 큰 목소리로 힘을 주셨다. 팬들에겐 감사한 마음뿐이다.

Q. ACLE는 아시아 최고의 팀을 가리는 무대다. ACLE는 홍윤상에게 어떤 동기부여를 주나.

(신)광훈이 형이 내게 그런 말을 했다. 광훈이 형이 “ACLE를 한 번도 뛰지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가 정말 많다”고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CLE 무대를 누비고 있다. K리그를 대표해 나가는 대회다. 포항과 K리그의 자존심을 걸고 싸워야 한다. 매 경기 초심 잃지 않고 모든 걸 쏟아내겠다.

그렇다고 K리그1이나 코리아컵 결승전을 소홀히 하는 건 아니다(웃음). 나는 욕심이 많다. K리그1, 코리아컵, ACLE 다 우승하고 싶다. 포항이라면 할 수 있다.

상하이 하이강 오스카(사진 맨 왼쪽에서 세 번째). 사진=이근승 기자
Q. 상하이엔 오스카란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슈퍼스타가 있었다. 상하이엔 전북 현대에서 뛰었던 구스타보, 부산 아이파크, 부천 FC에 몸담았던 윌리안 포프 등 외국인 선수가 포항보다 많았다. 어려움은 없었나.

큰 동기부여였다. 세계적인 스타인 오스카를 비롯해 출중한 선수가 즐비했다. 그런 팀을 상대로 붙어본다는 것 자체가 큰 경험이다.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 특히나 1차전에서 패했기 때문에 무조건 잡아야 하는 경기였다. 강한 선수들과 부딪히면서 내 한계를 시험했고, 자신감을 얻었다.

Q. 오스카와 기량을 겨뤄보니 어땠나.

잘하더라. 볼을 쉽게 차는 듯했다. 배울 게 많은 선수였다. 오스카는 중·고등학교 때 텔레비전이나 온라인 등을 통해 봤던 선수다. 오스카와 한 그라운드에서 뛴다는 게 놀랍기도 했다(웃음). 한편으론 그런 생각도 했다. 내가 오스카처럼 세계적인 선수 되지 말란 법 없지 않나.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면서 지금보다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겠다.

홍윤상.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홍윤상.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K리그1에선 곧 파이널 라운드에 돌입한다. 포항은 파이널 A에서 우승 도전을 이어간다.

6연패 기간엔 ‘어떻게든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는 얘길 많이 했다. 그게 목표였다. 이젠 조금씩 우리의 경기력을 찾아가고 있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더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팬들에게 전해야 한다. 동료들과 더 높은 목표를 잡고 나아가고자 한다.

Q. 남은 한 해 개인적인 바람도 있을까.

최대한 많이 뛰고 싶다(웃음). 다치지 않아야 한다. 경기에 꾸준히 나서면서 성장하고 싶다. 장점은 더 살리고, 부족한 부분은 메워가겠다.

[포항=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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