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막’ 된 불기소·거부권…난감해진 여당, 명쾌해진 야당

문광호·박용하 기자 2024. 10.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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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의혹 여전해 ‘권력 비호’ 모양새
윤·한 갈등 등 여권 분열 심화 요소로
특검법 찬성 여론 높아져 야권엔 ‘호재’

윤석열 대통령이 배우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수사를 위한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고, 검찰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린 2일 국민의힘 내에서는 위기의식과 답답함이 감지됐다. 김 여사 관련 의혹들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권력 비호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서 여당 이탈표가 다수 나오기는 어렵겠지만, 국정감사 등을 거치면서 김 여사 리스크에 따른 여권의 정치적 부담은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과 관련해 논평을 내고 “헌법 가치를 바로 세우기 위한 당연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건이 올라가면 부결을 당론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여론 악화를 걱정하며 김 여사 사과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재섭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특검법이 나쁘다 하더라도 김 여사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김 여사가 사과하셔야 한다”고 밝혔다. 또 “여당 의원들의 침묵을 김 여사에 대한 이해나 동조로 착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김 여사가 조금이라도 사과하고 스크래치 나면 안 되겠다는 게 중한지, 아니면 대통령 탄핵소추 결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도록 108명의 단일대오로 유지하는 게 중요한지 판단해야 한다”며 김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승민 전 의원은 SNS에서 “명품백 수수, 주가조작, 공천개입, 국정개입 등 온갖 의혹들은 김 여사의 사과 한마디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이 여당 단일대오 유지의 1차 시험대가 될 수 있다. 곽 수석대변인은 SBS 라디오에서 “재표결을 하더라도 이탈표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여당 내에서 이탈표가 8표 이상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소수라도 균열이 생긴다면 정국은 급격히 소용돌이칠 수밖에 없다.

야권에서는 여당 내 이탈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대표로서 실력을 발휘해준다면 재표결에서 특검에 찬성하는 표들이 더 나올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시간이 갈수록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이 커지는 상황이 특검법 재의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찬성 여론이 60%대에 이르고, 재표결에서 다시 부결되면 김 여사 선거 공천개입 의혹에 대한 공소시효를 넘기게 된다는 점을 들어 재의결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세 법안에 대한 국회 재표결 시점으로는 4일이 유력하다.민주당은 재표결서 부결되더라도 김건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7일 시작되는 국감을 ‘김건희 국감’으로 규정하고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을 파헤치겠다고 벼르고 있다.

문광호·박용하 기자 moonlit@ 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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