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빠진 채’ 길어진 용산 만찬…“우리는 하나다” 외쳤다

전광준 기자 2024. 10. 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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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등을 용산 대통령실로 불러 만찬을 함께 했다.

국정감사를 닷새 앞두고 격려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이날 만찬은 지난달 24일 한동훈 대표 등이 참여했던 당 지도부와의 만찬 때보다 오래 이어졌고, 추경호 원내대표에겐 지난 만찬 때와는 달리 별도의 '발언' 기회가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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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초청 만찬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등을 용산 대통령실로 불러 만찬을 함께 했다. 국정감사를 닷새 앞두고 격려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이날 만찬은 지난달 24일 한동훈 대표 등이 참여했던 당 지도부와의 만찬 때보다 오래 이어졌고, 추경호 원내대표에겐 지난 만찬 때와는 달리 별도의 ‘발언’ 기회가 주어졌다. 윤 대통령이 일부 의원들과 맥주를 마시기도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던 이날 만찬은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로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와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과 함께 만찬을 했다. 오후 6시35분부터 8시50분까지, 135분간 이어진 이날 만찬에는 국민의힘에선 추 원내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윤한홍 정무위원장, 송언석 기재위원장 등 상임위원회 위원장 및 상임위 간사 등 26명이 참석했고, 대통령실 쪽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등 5명이 나왔다.

신동욱 국민의힘 원내 수석대변인이 전한 이날 만찬 분위기는 많은 면에서 지난달 24일 당 지도부 만찬과 달랐다. 우선 만찬 시간이 지난번(오후 6시30분부터 90분간)보다 45분이나 길어졌고, 한 대표에겐 주어지지 않았던 머리발언 기회가 추 원내대표에게 주어졌다. 추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야당의 가짜뉴스나 정치공방에 대해 단호히 맞서 싸우겠다”며 국정감사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추 원내대표의 발언 이후 상임위원장 등이 국정감사 현안을 윤 대통령에게 설명하는 순서로 이어졌다. 특히 90분간 주로 윤 대통령의 ‘훈시’가 이어졌던 지난 만찬 때와는 달리 이번 만찬에선 “(참석자) 30여명이 모두 입을 닫고 대통령 말씀만 듣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한다. 신 대변인은 “이번 만찬은 지난 만찬과 성격이 다르다”며 “(국정감사에 대한 각오를 다지기 위한 만찬인 만큼) 상임위원장과 간사단 등이 아무런 얘기도 안 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말했다.

또 술을 마시지 못하는 한 대표를 배려해 오미자차만 나왔던 지난번 만찬과는 달리 이번 만찬에선 일부 의원들의 요구로 맥주가 나왔으며, 윤 대통령과 일부 의원이 맥주를 마시기도 했다고 한다.

이날 만찬은, 윤 대통령이 ‘쌍특검 법안’(김건희 특검법·채 상병 특검법) 등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고, 김건희 여사의 7월 전당대회 당무개입 의혹으로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의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미묘한 시기에 이뤄졌다. 하지만 이날 만찬에선 쌍특검 재표결을 비롯한 민감한 이슈들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 검찰 구형을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한 얘기도 안 나왔다”는 게 신 대변인의 설명이다. 다만 한 의원이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인데 우리가 정말 낮은 자세로 지혜를 모아나가면 시간이 지나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한 정도가, 현 시국에 대한 얘기의 전부였다고 한다.

특히 윤 대통령에게 거듭 독대를 요구했던 한 대표에 대한 얘기도 “일체 없었다”고 한다. 신 대변인은 “한 대표와 용산이 편치 않은 관계라는 것은 다 알고, 우리도 마찬가지”라면서도 “오늘 만찬은 ‘한동훈 지도부’의 만찬”이라고 강조했다. 국감을 앞두고 이뤄진 자리라 원외 대표인 한 대표가 참석을 안 했을 뿐이라는 취지다. 그는 “대통령과 당대표 사이에 대화가 필요하면 다른 형식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상임위 간사단 만찬에 당대표를 끼워서 하는 형식이면 안 되지 않겠나”라고도 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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