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비밀 안 주면 '콜 차단'...카카오에 과징금 724억 원·검찰 고발
경쟁사에 영업 비밀 실시간 제공 계약 체결 요구
기사 정보·운행정보 등…경쟁 전략 활용 가능
카카오, 계약 거부한 경쟁사 가맹 택시에 콜 차단
[앵커]
자사 가맹택시에 대한 호출 몰아주기로 지난해 250억 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번엔 타사에 영업 비밀을 제공하는 계약을 요구하고, 거절하면 호출을 차단한 행위로 7백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내게 됐습니다.
카카오의 택시 가맹 사업 진출 5년 만에 경쟁사는 사실상 한 곳만 남았습니다.
이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5년 일반 호출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모빌리티는 점유율 93%를 기록하던 2019년, 자사와 계약한 택시에 전용 호출을 제공하는 가맹 사업에 진출했습니다.
경쟁사들에게는 승객의 브랜드 혼동 등을 이유로 기사 정보와 운행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도록 하는 계약체결을 요구했습니다.
영업 비밀인 이 같은 정보를 제공하면 택시 운행이 많은 지역이나 시간대 등을 분석해 경쟁 전략을 짤 수 있게 됩니다.
경쟁사 측이 계약을 거부하자 카카오 측은 경쟁사 가맹 기사들에게는 일반 호출을 차단해버렸습니다.
[택시 기사 / 카카오모빌리티 경쟁 가맹사업 가입 : 어느 날 느닷없이 카카오앱이 죽었어요. 콜을 받을 수가 없어요. 제가 한 달에 평균 5백만 원 매출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콜이 죽는 바람에 거의 한 2백에서 2백50선 밖에 안 되더라고요.]
카카오 일반 호출이 끊긴 기사들의 가맹 해지가 속출하자 경쟁사들은 어쩔 수 없이 카카오와 계약을 맺었지만 정상적인 경쟁은 불가능한 구조였습니다.
콜 차단과 앞서 공정위 제재를 받은 콜 몰아주기 등의 결과 가맹 시장에서 카카오의 점유율이 79%로 올라갔고, 일반 호출시장 점유율도 96%로 더 높아졌습니다.
그동안 열 개 정도 사업자가 면허를 받은 택시 가맹 시장에서 현재 카카오의 경쟁자는 사실상 우티 한 곳 밖에 안 남았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에 시정명령과 함께 잠정적으로 과징금 724억 원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한기정 / 공정거래위원장 :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거대 플랫폼이 시장지배력을 부당하게 이용해서 인접 시장에서 경쟁사업자와의 공정 경쟁을 제한함으로써 자신의 시장지배력을 확대하는 반경쟁적인 행위를 엄격히 제재하는 사례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문제의 계약은 이용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상호 정보 제공을 전제로 맺어졌고, 확보한 정보를 자사 사업에 활용하지 않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YTN 이승은입니다.
영상편집 : 정치윤
YTN 이승은 (s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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