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2.7조 빚내 자사주 매입 ‘최윤범 회장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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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미국 사모투자회사 베인캐피탈과 손잡고 3조1천억원 규모의 대항 공개매수에 나선다.
고려아연이 회사 빚으로 2조7천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베인캐피탈이 4천억원을 장내 매수하는 구조다.
여기에 베인캐피탈이 약 4296억원을 투입해 확보하려는 51만7582주(2.5%)를 더하면 고려아연이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하려는 지분은 총 18%다.
문제는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입에 투입하려는 2조6635억원이 상당수 단기 차입금을 재원으로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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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미국 사모투자회사 베인캐피탈과 손잡고 3조1천억원 규모의 대항 공개매수에 나선다. 고려아연이 회사 빚으로 2조7천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베인캐피탈이 4천억원을 장내 매수하는 구조다.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엠비케이(MBK)파트너스로부터 경영권 공격을 받고 있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사태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타나 이 같은 계획을 밝히며 “모든 주주를 위한 길”이라고 말했다.
2일 최 회장은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영풍과 엠비케이 쪽 공개매수에 대한 반격 카드를 공개했다. 고려아연은 오는 4일부터 23일까지 2조6635억원을 투입해 최대 발행주식 총수의 15.5%인 320만9009주를 주당 83만원에 장내매수할 계획이다. 여기에 베인캐피탈이 약 4296억원을 투입해 확보하려는 51만7582주(2.5%)를 더하면 고려아연이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하려는 지분은 총 18%다.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하는 자사주는 전량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이 결정에 대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회사와 주주, 고려아연의 임직원과 협력업체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진심을 담은 간절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입에 투입하려는 2조6635억원이 상당수 단기 차입금을 재원으로 한다는 점이다. 고려아연은 이날 공시를 통해 단기 회사채로 1조원, 금융 기관으로부터 한도 대출 형태로 1조7천억원 등 모두 2조7천억원의 단기 차입금을 조달했으며, 이 규모가 자기자본의 28%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자체 자금을 활용하되 일부는 외부 차입금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풍과 엠비케이 쪽에서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이 배임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는 터라 향후 법적 분쟁이 벌어질 여지가 커진 셈이다. 다만, 최 회장은 자사주 매입의 배임죄 여부에 대해서는 “이미 법원에서 제기되었으나 인정되지 못한 주장들”이라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이번 사태를 둘러싼 그 밖의 여러 논란에 대해서도 직접 입장을 밝혔다. 영풍과 갈등의 근본 원인을 두고서는 “주식도 얼마 없는 녀석이 난리를 피웠다가 이 사달이 났다는 주장을 펴는 분들이 계신데, 25% 지분 가진 주주가 주인이라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제가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인 이유는 주식이 있어서도, 최씨여서도 아니고, 주주총회에서 뽑아준 이사회가 저를 임명해주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는 “여유자금을 합법적으로 진행한 것이고 내규에 의한 필요한 절차를 모두 거쳤음을 알려드린다”며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다. 베인캐피탈과의 주주간 계약에 대해서는 “고려아연 회사가 맺은 계약은 일체 없고, 저 개인과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으나 비밀유지조항 때문에 자세한 얘기는 드릴 수 없다”고 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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